생일 축하해. 더 행복해지자.
이건 서른네 번째 나의 생일을 기념하며 써보는 글이다.
생일에 글을 쓰는 이유는
그동안 바쁘고 일상에 치이는 나날 뒤로
외면해 왔던 내 상처와 일그러진 마음을
생일이니만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기 위함이다.
오늘만은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고
나조차도 잘 들어주지 않았던 하소연을 제대로 들어주고
스스로에게 기운을 북돋아주고 싶다.
잘하지 못했어도 괜찮다고.
방향이 좀 어긋났어도 괜찮다고.
돌부리에 걸린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니
넘어져 무릎에 묻은 흙쯤이야 툭툭 털어내고,
지도 한 번 보고 다시 앞으로 걸으면 된다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이번 상처도 낫는다고.
나보다 더 많은 고생을 하고 더 높은 산을 넘고
때로는 변하지 않는 현실에 지겹도록 같은 좌절을 하며
인생을 훨씬 많이 산 어른들이
나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처음에는 이 말이
당장 힘든 순간을 겪어내고 있는 사람에게
공감을 전혀 못해주는 건조한 한 마디라고 여겼다.
그러나 이 말을 다시 떠올리며 받아들일 때쯤 되니
얼마나 많은 상처와 고난을 반복해야 할 수 있는 말일까
약간은 상상이 되면서 그 단단해진 내공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최근 내 글에 달린 댓글 중에
감사하게도 깨달음을 준 좋은 내용이 있다.
“작가님 가정은 이미 두 분 다 최선을 다하고 계시잖아요.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긍정적인 변화도 찾아올 거라 믿습니다.”
나는 주로 이 상황이 변하지 않을 거라는 절망감에,
똑같이 반복될 것 같은 미래에, 더 크게 좌절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똑같을 것’이라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 그저 나의 기분일 뿐이었다.
시간은 흐르고 인생에 변수는 무궁무진하고
따라서 결국 상황은 변한다.
그런데도 나는 이미 절망적인 내 기분에 한껏 취해서
오랜 시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미래를 미리 단정 짓고 너무 큰 절망을 미리 해버린 탓에.
그래서 가까운 주변사람에게도 미리 다 화가 나 있었다.
나한테 어떻게 할지 이미 다 안다는 듯이.
나를 어차피 힘들게 만들 사람이라는 듯이.
사실은 어떻게든 나를 도와주려고
근처에 머물러 준 사람들인데
그 고마움을 뒤로하고 나의 힘겨움에만 집중한 것은
정말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다.
내가 세상에 온 이 날,
오늘의 나는 앞으로의 나에게 당부해두고 싶다.
“큰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너는 충분히 힘들어했고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지 말아라.”
혹시 미래가 정말 내가 상상한 그대로이더라도
오지도 않은 미래로 지금의 나를 더욱 버겁고
힘들게 하는 건 누가 봐도 어리석은 짓이다.
따스한 댓글의 내용처럼 중요한 것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시간이 흐르면 변화는 필연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도 수반된다.
이 두 가지 일 것이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 여기고
최선을 다하며 시간을 보내면
좋은 날이 분명 온다.
내 행복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나의 행복을 주변에 맡겨버리지 말고 나에게 맡길 것.
문제를 나에게서 찾고 개선해 나갈 것.
내 행복은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직접 만들어갈 것.
이제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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