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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별 Oct 28. 2024

행복하려면 건강은 필수예요

요가하다 눈물 흘린 사연

-근육량 나쁨.

-고도 내장비만.

이것이 내 현주소다.


올해 목표 중 하나는 운동을 시작하고

내 몸을 보살피는 것이었다.


임신-출산-육아의 격변기를 거치며

정신없이 적응하느라 내 몸을 챙길 여유가 없었고

시간도 정신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막 대하며 있는 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것이

애달프게도 내 몸뿐이었다.


2년의 시간이 지나고

웬만한 풍파는 다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자

비로소 망가진 내 몸이 보이기 시작했다.


계단 10개를 오르는 게 어려울 정도로 떨어진 체력과

스트레칭 한 번 하지 않아 굳어버린 어깨.

두통과 피로를 늘 당연한 듯이 달고 살았다.


여름에는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출근길에 나섰다가

만원 지하철에서 눈앞이 까매지며

기절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수많은 출근 인파 속, 계단 한편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면서 ‘이젠 정말 살기 위해

몸을 챙겨야만 할 때가 왔구나’ 생각했다.


마침 생일을 맞아 모처럼 용돈이 생겼는데

어디에 쓸까 고민하다가 나에게 건강을 선물하기로 했다.

당일에 바로 요가학원을 찾아 6개월짜리 수업을

무리해서 등록했다.

이것부터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마음으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가 요가학원을 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주 3회 하는 밤 10시 수업이었다.


육퇴를 하고 씻지도 못한 채

10시 수업에 달려가 운동을 끝내고 집에 오면 11시 30분.

씻고 나면 12시가 되는 조금 무리한 스케줄이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올해 안에 운동을

시작하지 못할 것 같았다.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라도 2주를 보내고 나니

시작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굳어진 몸과 울룩불룩해진 살을 제대로 마주하고

쩔쩔매며 애쓰는 거울 속 나를 바라보는 경험은

안쓰러웠지만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명상을 함께하는 요가의 특성상

어느 날은 울컥울컥 하다가 선생님을 안고 울기도 했다.


정말 숨 가쁘게 바빴던 나날이 떠올랐다.

엄마, 직장인, 와이프, 며느리 등

당장 해야 하는 수많은 역할에 치여

기지개 한 번 제대로 쭉 필 여유조차 없도록

나를 몰아세웠다.

나는 나에게 한 조각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명상을 통해 오로지 내 마음과 정신에 집중하면서

진정으로 수고했다 토닥이는 방법을 알았다.

그 순간이 큰 위로이자 감동으로 다가와 눈물이 흘렀다.


운동을 하며 기대하지 않았던 일인데

요가와 함께하는 명상에서

나는 온 우주의 에너지를 온전히 내가 받는 듯한

신비한 기분을 느꼈다.


굳이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운동하러 나오는 것은

큰 효과가 있었다.

바짝 움츠리고 한 없이 웅크렸던 굳은 몸과 마음을

비로소 활짝 펴내는 시간이 되었다.


명상을 유도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내 마음속 심연의 구석에 대책 없이 무너져있던 나를

부드럽게 일으키는 나긋한 음성으로 다가왔다.


그 따스함에, 빛 한줄기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하고 말았던 것이다.


나는 나를 얼마나 외면하고 있었나.

나에게는 지난 2년이 얼마나 힘들고 큰 변화였던 것인가.

절절하게 다시 한번 느끼며

이제는 내 건강과 마음을 방치하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다.


미뤄왔던 치과, 부인과 등 각종 검진을 받고

역시나 이상이 발견된 부분을 하나씩 치료했다.


영양제를 챙겨 먹고,

과자와 배달음식에서 멀어져

단백질, 과일 등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는다.


단순히 다이어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진짜 건강을 위한 ‘잘 살기 위한’ 운동을 지속하려고 한다.


행복하려면 건강은 필수임을 건강을 잃고 나서야 느낀다.

더 건강하고 행복한 내년을 위해 지금부터 시작!





#내향적 #에세이 #하루의조각들

#건강 #행복 #명상 #요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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