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내보이며 솔직하게 쓰는 글
22년도에 시작했으니 3년 차 유튜버가 되었습니다.
일단 시작만 하면 한 달안에 구독자 100명은 가뿐하고
조회수 수익창출이 되는 조건인 1,000명 달성까지
길게 잡아도 1년이면 되겠지 했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3년 차인 지금도 500명도 채 되지 않아요.
유튜버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면
이런 채널은 ‘망했다’고 합니다.
접고 새로운 채널을 만들던지,
유튜브에 감이 없으니 접으라는 말이 많아요.
현재 올린 콘텐츠의 개수는 123개.
‘100개까지는 올려보다가 반응이 없으면 접자’라는 생각도 하며 달려왔지만 아직까지 접지 않고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직 아이도 어리고 시간 제약이 많은 워킹맘이라
사실 매일매일 올릴 만큼 열심히 하지는 못했어요.
그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체력이 남아있을 때마다
놓지 않고 꾸준히 하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한 덕분에 조회수 11만, 1만 정도 되는 콘텐츠들은 몇 개 나왔지만 구독자가 확 늘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과
열등감이 올라왔습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결국 나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내가 그렇게 무매력인가.
그런 생각들이요.
분명 처음에는 취미처럼,
인생기록처럼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직장도 있으니 꼭 유튜브로 돈을 벌고 잘 나가지 않아도 생계에 지장도 없거니와 그 정도의 욕심도 없었습니다.
‘OO만 구독자 전업 유튜버’ 같은 모습은
다른 별에 사는 존재처럼 너무도 멀고
마치 연예인 같았거든요.
디자이너 본업 10년 내내
타인의 콘텐츠만 만드는 일을 했으니
이제는 나 스스로를 위한 콘텐츠에도 주도적으로
내 능력을 활용해 보자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직 나 스스로를 위해서
취미처럼, 기록처럼, 공부처럼 시작했던 유튜브가
어느새 자존감의 블랙홀이 되었습니다.
강박적으로 조회수와 구독자수를 확인하는데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수치들을
끝없이 재확인하는 과정이
자괴감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발전시키기보다는
숫자에만 집착하게 되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럴 시간에 좋은 기획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게
훨씬 더 좋은 방향인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말이에요.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별 수익은 못 내도 나를 지지해 주는 남편과
워킹맘인데 시도하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며
치켜세워주는 고마운 친구들,
그리고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매일 일깨워주는 아이의 무해한 웃음 덕분에
저는 흔들리는 중심을 잡고 일상과의 균형을 맞추었습니다.
이렇게 흔들리는 멘털을 다시 바로잡을 때면
늘 같은 생각을 합니다.
유튜브든 인스타그램이든
나를 객관화하고 성장시켜 주는 도구이다.
꼭 성공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집착하지 말자.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내가 모르는 관련 경험과 내공을
나보다 많이 쌓아온 필연적인 결과이다.
지금 나의 노력만으로 역부족이라면
새로운 경험을 쌓자. 그리고 책을 읽자.
안된다고 현실에 안주하며 가만히 사는 인생보다
안되어도 나아지려고 노력하며 사는 게
나는 더 재미있다.
그러니 어제보다 0.1%라도,
딱 한걸음이라도,
나아졌으면 되었다.
이렇게 다짐해도 매번 무너지고는 하지만
또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사는 게
참된 ‘다짐’이 아니겠어요.
틀림이 없음을 단단히 강조하고 확인하는 게
다짐의 의미니까요.
브런치의 글도 자주 쓰지는 못하지만
이렇게나마 글을 올릴 기회가 있는 것에
쓰고 싶을 때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그저 감사합니다.
저는 남는 시간에 숏츠를 무한히 스크롤하거나
네모난 핸드폰을 가로로 든 채 넷플릭스를
몇 시간씩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작은 꿈이라도 품고
틈만 나면 그 꿈에 가까워지기 위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내 모습 자체를 좋아합니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멋지잖아요.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겨우 애걔걔 할 정도로 구독자 없는 나노 마이크로 유튜버라도,
나는 나 스스로가 내가 이런 사람인 걸 아니까.
덤으로 남편도, 내 주변 친구들도 아니까.
내일도 앞으로 또 걸어가려고요.
(+ 물론 누가 더 알아준다면야 좋긴 좋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