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당신에게
사소한 습관이었다. 업무에 집중하려는 순간, 내 눈은 책상 위에 머문다.
흩어진 종이, 엉킨 펜, 바탕화면 아이콘까지 정리하고 싶어진다.
“이것부터 치우고 시작해야지.”
그러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일은 시작도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간다.
그리고 나는 또 자책한다.
정리 충동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다.
정리는 금세 결과가 보이기에 불안을 잠시 눌러준다.
“나는 뭔가를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중요한 일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문제는 책상이 아니라, 내 마음이 어수선한 것이다.
상담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회피적 미루기라고 부른다.
불안을 다루는 순서가 엇나가면, 작은 행동이 핵심을 가린다.
먼저 감정을 직면하고, 그다음에 해결책을 내야 한다.
정리 충동을 기록하고, 그다음에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것처럼.
순서를 건너뛰면, 안도감은 잠시지만
결국 “나는 또 미뤘다”는 상처로 돌아온다.
오늘의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정리를 하고 싶을 땐, 3분만 하고 멈추자.
그리고 중요한 일은 5분만이라도 시작하자.”
그 후에야 ‘오늘은 해냈다’는 안도감이 따라온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우리의 부족함을 아신다.
책상을 정리하듯, 내 마음도 하나님께 맡길 수 있다면
업무의 시작은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정리는 도망이 아니라, 시작을 위한 짧은 기도가 될 수 있다.
오늘 나는 이렇게 고백한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정리하고 싶었어. 그런데 먼저, 내 마음이 불안했지?’였어.”
이 고백을 배우는 것이,
결국 내가 나 자신과 같은 편임을 확인하는 길이다.
육상부 | 감정을 해석하는 사람의 일기
정리는 문제보다 먼저 풀어야 할 숙제다.
문제를 피하려는 정리가 상처가 되기도 하고,
마음을 다독이는 정리가 곧 해답이 되기도 한다.
혹시 당신도 무심코 한 행동이
큰 미룸으로 이어진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그만큼 불안을 누르고 싶었던 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짧은 기록이,
오늘의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