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 시흥의 한 낮
37도의 뙤약볕 아래
차도 한복판에
수탉 한 마리가 쓰러져 있었다.
날갯죽지엔 피가 배어 있었고,
두 눈은 이미
삶의 의지를 반쯤 놓아버린 듯했다.
나는 차창 너머로
그 닭을 잠시 바라보았다.
움직이지도, 울지도 못하는 생명.
그 눈 안에, 나는 나를 보았다.
곧 자궁 적출 수술을 앞두고 있는 나.
기댈 곳 없이 이 고통을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내 몸과 마음이 짠해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그 누구도 멈춰 서지 않고,
그 누구도 묻지 않는 안부 속에서
나도, 그렇게 외면당한 수탉처럼
세상 한가운데에 쓰러져 있는 것 같다.
운전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브레이크도 밟지 않은 채
지나갔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생명 앞에
멈춰 서지 못했다.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도심 한복판의 낯선 광경에
나는 당황했고,
그 작은 생명체가
두려웠다.
작은 존재의 위태로움을 직면하며,
무력함과 두려움 속에서
끝내,
시선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그 장면은
내 마음속에 떠돌며
오랫동안 마음을 아리게 했다.
그 슬픔은,
단지 수탉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지금의 나를 위한 애도였다.
무력한 슬픔,
그리고 차가운 외면.
그 모든 감정이
한 여름의 열기보다
더 뜨겁게
내 가슴을 데우고 있었다.
Recommended music while reading:
Max Richter – Path 17 (Before the Ending of Daylight)
https://youtu.be/vqfZ8rM1pag?si=a972iTRch4oS1wzp
— 존재의 틈에서 마주한, 슬픔이라는 생명의 잔상
by 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