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사색 중>
내 삶은 가난하고 힘겨웠지만, 달리 보일 때도 있고, 어떨 때는 풍족하고 즐거웠던 것처럼 느껴진다.
인간의 삶은 찰나의 섬광이 어둠의 세월을 지우고 정당화할 수 있게 가끔 번개라도 쳐야 겨우 견딜 수 있는 어둡고 슬픈 밤과 같다.
어둠, 절망적인 암흑, 그것이 일상의 끔찍한 순환이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고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걸까?
아이, 개구쟁이, 건강한 청년, 동물은 이런 무미건조한 일상의 순환을 괴로워하지 않는다.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아침에 즐겁게 일어나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그것에 만족한다. 그러나 이런 당연함을 잃은 사람은 눈에 불을 켜고 필사적으로 진정한 삶의 순간을 찾는다.
반짝 빛나는 짧은 섬광에 행복해하는 순간.
시간 감각을 잃을 뿐 아니라 모든 목표와 의미에 관한 사고가 삭제되는 그런 순간. 이런 순간을 창조적인 순간이라 불러도 좋으리라
<중략>
아무튼 나는 삶을 행복으로 보지 않고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삶은 오로지 깨어 있는 의식을 통해서만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상태이자 사실이다.
그러므로 나는 최대한 많은 행복을 얻으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삶이 행복이든 고통이든 최대한 깨어 있는 의식으로 살고자 한다. ‘권태로운 삶’도 하얗게 불태우듯 살아내고, 다른 것으로 관심을 돌려 애써 외면하지 않는다. 또한 이미 결정된 것의 확고부동함을 잘 알기에 변하지 않는 선과 악에 저항하려 애쓰지 않는다.
행위와 고통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두 기둥이자 삶 전체이며 하나이다. 그러므로 고통을 잘 살아내는 것이 인생의 절반이다. 고통을 잘 살아내는 것이 인생 전체이다! 고통에서 힘이 생기고, 통증에서 건강이 생긴다.
갑자기 쓰러져 허망하게 죽는 사람들은 언제나 ‘건강한’ 사람들이다. 고통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다.
고통이 사람을 끈질기게 하고, 고통이 사람을 강철로 단련한다.
Ludovico Einaudi - Petric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