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방치와 공허감의 치유 2

영혼의 서재

by 숨결



나는 살아가면서

왠지 모를 마음의 불편감과 공허감, 정서적 무감각이 지속되었고 사회화된 자아는 증식되고 진짜 나와 교류하는 법, 내 감정을 느끼는 법을 알지 못했다. 24년도에 극심한 번아웃이 오면서 추석 명절 동안은 완전히 쓰러져 좀비처럼 누워 지냈다. 당연히 부모님 방문은 모두 취소하였다. 종일 누워서 약을 먹기 위해 밥 한 끼를 겨우 먹고 대충 때웠으며 스마트 폰이나 TV도 일체 보지 않았다. 정말이지 스마트 폰 볼 에너지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직장에서의 직무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량, 조직 내 불통, 정서 장애와 피해의식 가득한 특징을 가진 무책임한 동료 등)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로 번 아웃이 촉발되었지만 심리 상담을 통해 정신 역동, 가족사를 들여다보니


이 책에서 언급된 많은 공통된 주제를 나 자신이 가지고 있었다.

상담 중에 심리 상담사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상담사: " 그 일을 꼭 당신이 해야 했나요?"


나: 제 일은 아니지만 B라는 직원의 무능함으로 발생하는 연쇄적인 피해를 줄이고자 지나친 관여를 하였지요.


상담사: 내담자는 자신을 학대하는 거예요. 왜 자신을 학대하면서 일을 해야 하나요? 지금은 번아웃에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심해지면 집안에서 화장실도 못 갈 수도 있어요.


상담사: "그 일은 당신의 책임인가요?"


나: 직접적인 제 책임은 아니지요.


(직장 및 가족 간의 에피소드에서 겪은 상황에 대해...)


상담사: 그때 느낀 감정을 감정 단어를 사용해서 표현해 보세요.


나: 저의 주요 정서는 짜증과 화이고 그 이외에 감정 표현을 못하겠어요.


나의 상태 : 감정적 무감각, 감정표현불능증에 해당


심리 상담을 통해서 내가 감정을 알아차리고 감정언 어를 표현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족 및 지인들과 만남에서 피상적인 대화를 하기를 매우 불편해하였고 주로 정보교환성 대화를 이어나갔다.


친정 엄마와 남동생은 나에게 "왜 이렇게 무심하냐"라는 말을 자주 하였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자녀와 마음의 대화, 공감이 안 된다고 수차례 지적을 받았다. 자녀를 기를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여건과 기능적 측면은 역량은 지녔지만 자연스러운 정서적 교류는 어려움을 느꼈다.


마음이 마치 시멘트 같다고 할까?


기능주의 부모님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서 결국 부모가 된 나 또한 정서적 역량이 없어 기능적으로 부모 역할을 채우려고 애쓰기만 하였으며


나이가 들 수록


직장에서는 완벽주의 성향이 짙어지고 불안과 강박도 점점 늘어갔다.


직장에서 내 역할을 충실히 하는 그 이상으로 잘하려는 일 중독자 성향과


최고의 부모가 되겠다는 잘못된 부모상으로 점차 에너지가 고갈되고


재수가 없어서 지난 직장에서 악연의 뒤치다꺼리를 하다 결국 몸과 마음이 완전 번 아웃 되었다.


사회적으로는 역할을 잘 수행하는데 안과 밖의 애씀이 자기 학대 수준으로 이어지고 몸과 마음이 지칠 때로 지치고 고갈되었다.


나의 삶의 시선은 결국 외부로만 향해있고 자신을 돌보는 능력은 없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번 아웃이 되고 나서 몸에 기운과 진이 다 빠지고


4~5개월 후에 자율신경실조증 진단을 받고 밖으로 향하던 시선에서


자신의 내면을 보기 시작하게 되었다.


나를 들여다보면서 자녀의 아픈 마음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으며


나를 돌보면서 자녀의 마음을 돌보기를 시작하였다.


지금까지의 삶의 여정이 밖으로 향해가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는 작업이었나는 게 그저 놀라우며 '정서적 방치'라는 개념과 '공허감'이라는 핵심 개념을 지닌 심리학 책을 만나게 되어 머릿속에 먹구름처럼


먹먹했던 삶에 대한 시선에 시야가 트이기 시작했다.


살아가면서 예상치 못한 불행을 자주 맞닥뜨렸는데


그저 살아가야 하기에


마음공부를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불교에 입문하며


종교에 의지하며 버텨왔는데


이런저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종교를 대하는 태도가 종교 중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나와 맺는 관계가 다른 대상과 맺는 관계


즉 다른 사람, 일, 종교와 맺는 관계 등


이 모든 관계의 양상이 됨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유년기를 돌이켜보면 부모로부터 감정적, 정서적 공감과 지지를 거의 받아 본 적이 없단다. 애정이 담긴 말, 공감받은 기억, 스킨 십은 거의 없었다.



엄마와 함께 지하상가에 쇼핑을 하러 걸을 때 나는 엄마에게 손을 잡자고 내밀면 엄마는 아주 차가운 태도로 귀찮다는 듯이 내 손을 뿌리쳤다.



내가 어느 정도 사회에서 인정받고 자리 잡은 성인이 된 후에 부모는 역으로 애정과 관심이 담긴 말 한마디, 따뜻한 포옹을 나에게 원했다. 나는 이러한 상황이 너무 적응이 안 되고 부모가 나에게 애정과 관심을 갈구할수록


마음속에 저항감만 커져갔다. 솔직히 "뭐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며 불편하기만 했다.



물론 나는 따뜻한 집에서 영양분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백화점에서 구입한 좋은 옷, 비싼 학원, 예체능 과외 등 부모의 뒷바라지로 대학까지 나왔지만 늘 마음이 불편하고 공허했다. 27살 직장 3년 차에 꿈에 그리던 유럽배낭여행을 갔을 때 27일 여행 기간 중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친구 집에서 머문 7일을 제외하고 8일 차부터 ~27일 차까지 큰 감흥을 못 느꼈다. 비슷비슷한 멋진 유적지, 깨끗한 자연 풍경, 특히 스위스 취리히에서 여름에 도시 한가운데에서 수영복을 입고 다이빙을 하는 청년들과 융프라우를 관광하는 나를 보며 단순히 문화차이를 넘어서 삶에서 기본이 되는 뭔가가 결여됨을 자각하였다. 아마도 나의 일상에서 풍만함을 못 느낀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 또한 체코 블타바 강에서 배를 타고 유유히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함을 보고 마음이 텅~빈 것 같은 공허함을 느낌 꼈다. 당시에는 젊고 한창 때여서 남자친구가 없어서 그런가?라는 생각을 막연히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구조적인 공허감과 정서적 무감각 때문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여행 도중 꿈에 그리던 유럽에서 예상밖에 식상함을 느낀 나는 결국 나의 실수로 동료와 마지막 날 안 좋은 일로 헤어지게 되었다.



미스 때 사랑하는 몰티즈 강아지를 키웠는데 정서적으로 의지하고 교감하는 반려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를 마음과 정성으로 돌보지 못하고 나의 필요와 욕구를 채우는 데에만 집중하였다. 최근에 반려동물 문화가 확대되면서 반강아지 유치원도 보내고 하루에 한 번 산책도 규칙적으로 시키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사료와 배합해 주는 것을 보면서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고 반려견 주인으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미안함이 마음속에서 계속 맴돈다.



p.117 ~ 119



정서적으로 방치되면서 성장한 성인은 표면적으로는 대체로 정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흔히 자신의 기초에 구조적 결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이 어떤 역할을 하였다는 것도 모른다.


대신에 그들은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어떠한 어려움에 대해서 자신을 탓하는 경향이 있다.




왜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행복해 보이는가?


왜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쉬운가?


왜 나는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깝게 느끼지 못하는가?


내 안에 무엇이 없는가?


그들은 전형적으로 이러한 질문을 해결하려고 고심하는, 아주 머리가 좋고 친근하며 사랑스러운 사람들이다. 그들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훨씬 더 잘한다. 그들은 자신의 공허함에 대한 비밀을 아주 조심스럽게 지키는 경향이 있어서, 어떤 사람이건 그들에게 무엇이 없는 지를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



정서적 방치로 자란 성인에게서 나타는 공통적인 주제

1) 공허감


2) 역의존성


3) 비현실적인 자기 평가


4) 자신에 대해서는 없으나 타인에게는 지나치게 갖는 연민


5) 죄책감과 수치심: 나에게 무엇이 잘못된 거지?


6) 자신으로 향한 분노, 자책


7) 치명적인 결점(내 진짜 모습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나를 싫어할 것이다!


8) 자신과 타인을 양육하는 데서의 어려움


9) 빈약한 자기 훈련


10) 감정표현불능증: 감정에 대한 빈약한 알아차림과 이해



[감정표현불능증의 단서와 신호]




당신은 짜증이 나는 경향이 있다.


당신은 감정이 있다는 것을 드물게 알아차린다.


당신은 자주 다른 사람들의 행동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다.


당신은 자주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다.


당신이 화가 날 때, 그 화가 과도해지거나 폭발적이 된다.


때로 당신의 행동은 자신과 타인들에게 분별없어 보인다.


당신은 자신이 본질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느낀다.


당신 안에 무엇인가 빠진 것 같다.


당신의 우정은 깊이와 내용이 부족하다.



[도서] 정서적 방치와 공허감의 치유_Joice Webb, Christine Musello 공저



대다수의 사람이 조용한 절망의 삶을 살고 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도서] 정서적 방치와 공허감의 치유_Joice Webb, Christine Musello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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