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휘오

1부

by 글쟁이 오리


휘오는 17살이 되던 해, 한국을 떠났다. 누나가 처음 매형을 데리고 한국 집에 왔던 바로 그 해. 휘오의 누나는 독일에서 교환학기를 마치고 이미 서명한 혼인신고서와 함께 독일 남자를 집에 데려왔다. 휘오는 집에 머무르는 누나와 매형을 본 척도 하지 않았다.


“‘아, 그렇구나. 정말 축하해, 누나.’하고 축하해 줬어야 하는 거야? 너도 정말 그렇게 생각해?”

휘오가 흥분해 의자를 덜그럭거리자 교복 재킷이 바닥에 떨어졌고, 그 재킷을 주워 툭툭 털며 지완은 휘오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

“나는 누나가 나에 대한, 아니 우리 가족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생각해. 집에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 사는 건 아줌마로 족한데, 차라리 나가서 있던가.”

지완이 아무 말 없이 휘오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 보기도 싫어. 어제는 태평하게 언제 독일로 가서 시부모를 만날 거냐 그러는 거 있지? 진짜 이해할 수가 없다.”

휘오가 씩씩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을 무렵, 지완이 물었다.

“다른 가족들 반응은 어때? 너희 아빠라든가, 매형네 부모님이든가.”

휘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어른들은 참 이상해. 생각보다 너무 금방 받아들여. 영상통화도 이미 몇 번 하고 매일같이 안부도 묻는다. 하. 미친 집구석.”

그때 울린 수업 시간 종소리에 지완이 인사를 짧게 하곤 자신의 반으로 돌아갔다.


여전히 지긋지긋한 집에서 주말을 보내고, 학교로 돌아왔다. 여름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7월, 복도가 시끌시끌했다. 휘오는 지완의 반에 들어가 어깨동무를 세게 하며 완아, 하고 외쳤다. 지완이 어색하게 웃고는 몸이 좋지 않다며 팔을 어깨에서 조심스레 떨어뜨렸다. 괜히 뻘쭘해져서, 집 갈 때 같이 가자고 큰소리로 외치며 반을 나섰다.

하굣길, 지완이 뜬금없이 독일 이야기를 꺼냈다.

“너희 매형, 독일 사람이라고 했지? 어느 지역에서 왔대?”

“몰라. 근데 만난 건 함부르크라고 했어. 햄버거가 처음 만들어진 곳이라나. 갑자기 왜?”

지완이 꽤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독일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겠지? 한 번쯤 가보고 싶다, 너도 그렇지?”

“아-니. 난 전혀. 내가 독일 간다고 하면 또 누나랑 그 사람이 얼마나 간섭을 하겠어. 으으 생각만 해도 싫다.”

휘오가 가능한 최선을 다해 비꼬았다. 지완이 하하 웃으며 천천히 걸었다. 휘오도 걸음을 맞추어 걸었다. 노을이 얼굴에 붙어서 빨개졌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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