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편지

2부

by 글쟁이 오리

강휘오에게,


휘오야, 아버지다. 네가 벌써 대학도 마치고 군대에 간다니, 입소식이 내일인데도 여전히 실감이 나질 않는구나. 기분도 이상하고 잠이 안 와 이렇게 편지를 써 본다.


10살도 되지 않아 엄마랑 떨어져 살고, 부족한 아버지 때문에 마음고생 하는 일이 많았겠지. 네가 친구로 인해 힘들어할 때, 따뜻한 포옹, 위로의 말 한 번 하지 못한 것이 나는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다. 한국을 떠날 때까지 네게 한 번도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한 것 같아서야. 네가 떠나는 날, 용기를 내 너를 꼭 안으며 사랑한다 했었지. 그때, 네 얼굴을 보고 나는 너를 보내기로 한 것이 후회가 되었다. 괴로워하는 네 얼굴을 보자니 처음엔 네가 혹여 잘못될까 불안했고, 그다음으로는 이기적일지도 모르지만, 네가 내 옆에 남아있었으면 했어.


아빠는 많이 외로웠다. 너와 지영이를 보며 살아갈 힘을 얻었어. 내가 아줌마를 잠깐이나마 만날 용기를 갖게 된 것도 네가 내게 주는 사랑 덕분이었을 거야. 너희가 없으니 누군가를 사랑할 힘도 없더구나. 어느 날 네가 아버지의 사랑은 그렇게나 싸구려냐고 소리친 적이 있었다. 그때 네가 한 말이 하나 틀린 게 없더구나. 나는 이 나이 먹고도 사랑을 할 줄 몰라서 여전히 외롭단다. 그런데 말이다, 널 오랜만에 만나니 아버지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만 같았어. 사랑한다, 아들. 몸 건강히 다녀오너라.


추신: 사실 지영이에게서 네 졸업 전시 작품을 받아 보았단다. 지역 신문에 난 네 얼굴도, 잡지에 실린 네 작품, 인터뷰도 다 찾아보곤 했어. 다음에 휴가 나오면 함께 봐주겠니?


아버지가.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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