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바라기”
어느 누가 무슨 꽃을 좋아하는지 물어보면
고민할 것 없이 해바라기 었다.
단순하다. 해를 하염없이 바라볼 수 있는 게 부러웠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새벽에도.
어슴프레 푸른빛을 내며 슬며시 올라오는 볕도
기울어지기 전의 부스러진 볕도
하염없이 해를 보는 해바라기가 부러웠다.
요즘은 버스를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볕을 찾는다.
버스를 탈 때면 푸르스름한 빛이 내려앉아
살갗을 스쳐 지나가는 찬기운을 마주하려 하고.
지하철을 내려, 계단을 올라가며 계단에 내리쬐지는 볕을 마지막 계단에 서서 온 얼굴로 볕이 스며들 수 있도록 내놓아 둔다.
마스크가 없었을 땐 온 얼굴에 사그라 드는 그 맛이 좋았는데 이젠 반만 그렇다. 마스크 쓰고 나서 그것이 제일 아쉽다.
오늘 점심에도 잠시 나가 볕을 쬤다.
요즘 같은 날엔 일랑 거리는 바람도 즐겁다. 간질-간질-한 느낌이 좋다. 요즘만만 같으면 이렇게만 뿌옇지만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