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신체리듬
계절마다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엔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가서
봄에는 무섭게 생긴 주꾸미를
여름에는 먹음직스럽게 익은 복숭아를
가을에는 귀여운 꼬막을
겨울에는 뜨끈한 장판 위에서 먹고 싶은 귤을 사서 먹었다.
자연스럽게 그 계절에 주는 자연의 감사함을 자연스럽게 기억하고 떠오르게 되었다.
요즘은 사계절 내내 먹거리가 계속 나온다.
아무래도 과학이 발전하고 기술이 좋아지니 계절과 상관없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은 제철음식이 그 계절이 기다려지는 것도 하나의 행복이었는데,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그 계절에 나오는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신체리듬이 만들어지고
우리의 영양소도 충분히 채워졌었는데 말이다.
자연과 삶이 공생하는 방법이었을 텐데.
여전히 그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것들은 존재하길 바라며
그 계절과 함께 즐거이 즐기고 싶다.
첫해의 차가 나오는 햇차도 그렇다.
봄이 오면 차밭의 새순이 올라오고
다원 선생님들은 분주해지고 나는 설레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