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대부분 사랑스럽고 가끔 속상하지.
보리는 전보다 활동량이 줄었고,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무릎에 누워 잠을 잔다. 눈이 안보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어느새 8살이 된 아이는 전보다 한결 고요하고 겁이 많아졌다. 물론 여전히 세상이 떠나가라 맹렬히 짖기도 하지만, 낯선 소음이 들리면 화들짝 놀라 와다다 달려와 품을 파고든다. 눈이 안보이니, 거실을 누비는 발걸음이 전만큼 거침없지 않지만, 살금살금 전진하는 모습은 가끔 귀엽기도 하다. 또 요즘은 눈 주변 털이 자꾸 눈을 찔러 미용할 때 꼭 앞머리를 짧게 깎는데, 눈썹 밀린 맹구같이 웃기게 생겨 또 한바탕 웃기도 한다.
눈이 보이지 않아 생긴 귀여운 구석을 찾아내는 건 우리의 낙이기도 하고 슬픔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부분 사랑스럽고 가끔 속이 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