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고민하는 내가 될게.
눈이 안 보인다는 걸 알게 된 올해 초, 아이의 눈이 100% 실명은 아니었다. 의사 선생님은 아기의 망막이 벗겨지지 않은 부분으로는 아직 미세하게 보이겠지만, 서서히 완전 실명 상태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요즘 들어 보리가 더 자주, 더 세게 부딪힌다. 그래서 이제 정말 암흑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곤 한다.
엊그제 보리를 데리고 동네 뒷산을 산책하다, 아이의 발이 길가의 수로로 빠졌다. 황급히 들어 올려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는데, 돌아와 보니 아이의 다리에 스크래치가 났다. 좀 더 신경 쓸 걸, 그쪽으로 못 가게 줄을 더 타이트하게 잡을 걸, 아이를 만날 때마다 어쩜 이렇게 후회와 반성만 남는지.
상처에 소독약을 뿌리자 자지러지는 아이를 보니 더 마음이 무너진다. 다리를 오므리고 새근새근 잠이 든 아이를 보는 데 눈물이 자꾸 난다. 걱정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 자식인 마냥, 엄살 한 번 피우지 않고 침대에서 코 잠이 든 아기를 보니 마음이 더 착잡해졌다.
앞으로 이런 일이 앞으로 더 많을 텐데, 나는 너를 어떻게 지켜줘야 할지, 고민이 많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