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방법을 찾는다. 어린 시절 무한히 넘어지고 부서지며 배우던 것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가장 덜 다치는 방법을 찾아가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점점 몸과 마음이 점점 굳어져 감을 느낀다. 그럴 때마다 나는 끝까지 부대끼며 말랑말랑한 어른이 되자고, 딱딱한 어른은 되지 말자고 다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풍파에 어지러이 흔들릴 때면, 나의 방어기제는 다시 요란하게 작동하고 만다. 몸과 마음이 굳어진 나의 방어기제는 ‘포기’다. 그렇게 '포기'는 점점 '회피'가 된다.
그래서 종종 내가 모든 의지를 상실했다고 느낄 때마다, 나는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