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함은 결국 비참함이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무게는 각자 다르다. 내가 싣는 무게가 언제나 옳지도 않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내가 너를 생각하는 것만큼만 딱 나를 생각해달라고 강요할 수 없다. 특히 내게 정말 소중한 사람에게는 차라리 내가 더 실어야 마음이 편해서 상대방이 나에게, 우리 관계에 싣는 무게를 늘 애써 보지 않으려 노력한다.
내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의 중량 차이는 관계를 늘 무안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종종, 내가 너무 많은 마음을 쏟은 건지, 아니면 상대방이 나에게 마음을 쏟지 않아서인지, 관계가 내 쪽으로 와르르 무너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고 무안했던 내 마음이 비참해지는 것을 느낀다.
나는 소중했던 사람에게 실어둔 나의 무거운 마음을 덜어낸다. 그렇게 소중했던 사람은 더 이상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된다. 나는 이렇게 관계를 늘 포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