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돌보자. 집도, 사람도.
자취생활 중에 가장 힘든 게 뭐냐 물으면 나는 청소라고 대답한다. 그렇게 더러운 편도 그렇게도 또 엄청 깨끗한 편도 아닌 나는 일주일에 1-2번 정도 각을 잡고 청소를 하는 편이다. 그마저도 출근하는 주중에는 거의 하지 못하고, 주말에 몰아서 하는 편이다.
조막만 한 자취방에 뭐 그리 청소할 게 있겠냐 묻겠지만, 이불을 털고, 바닥을 쓸고 닦고, 먼지를 털고 닦고, 빨래하고, 화장실 청소까지 하고 나면 정말 한두 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때 되면 청소기 통세척도 해야지, 식기도 한 번씩 삶아야지, 에어컨이랑 공기청정기 필터도 교체해야지, 이불 빨래도 해야 하고, 냉장고 청소도 해야 한다. 꽤 깔끔한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하나라도 놓치면 순식간에 사람답게 사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부딪히며 배웠다.
최근에 코로나가 너무 심해져서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저녁을 해 먹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새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집이 금방 더러워질 줄 알았는데, 집이 생각보다 깨끗한 것이다. 되려 장기 출장이나 명절 연휴로 오래 집을 비우고 돌아오면 정말 뽀얗게 먼지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람 사는 게 다 이런 거지 싶다.
뭐든 자꾸 돌보고 들여다봐야 한다. 별거 아닌 거 같아도 집에서 저녁을 해 먹으면서 눈에 보일 때마다 먼지도 한 번씩 닦아주고 금방 차오른 쓰레기통도 제때제때 치우고, 냉장고도 비워주니 굳이 시간을 내서 쓸고 닦는 일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사람 사는 게 하나 다를 게 없다. 자주 챙기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사람도 먼지가 쌓인다. 혼자도 좋고, 가만히 두는 것도 때론 필요하지만, 너무 오래 비우진 말자. 집도, 사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