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르니 Sep 20. 2021

나는 INFJ

I에게 사회생활은 너무 어려워




성격 검사를 완전 신뢰하는 편은 아니지만, MBTI 검사를 받을 때마다 나는 INFJ가 나온다.

I와 E의 차이점은 간단히 내향적, 외향적으로 나뉜다는데, 이게 결코 사람에 대한 호와 불호의 논점이 아니다. 사람들과 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 사람들은 E,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 사람들은 I라는 데, 그럼 나는 명백한 ‘I’ 중의 ‘I’다. 나는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는 금세 피로하고 지치는 편이다.  

그래서 회사를 가면 마주치는 그 수많은 인파에서 나는 곧잘 현기증을 느끼고, 표정이 어두워진다. 특히 입사 초에는 더 심했다.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닌데, 나쁜 일이 있느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고, 지나가던 임원이 우리 팀 팀장에게 나를 가리키며 ‘두고 봐라, 저 친구는 얼마 못 다니고 회사 그만두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벌써 3년이 넘게 회사를 누구보다 성실하게 다니고 있다.




출처: https://m.blog.naver.com/haosth/222005488120





요즘에야 나도 타인에, 타인도 나에 적응해서 크게 딴지를 거는 사람들은 없지만, 예전에는 참 싫은 소리를 부지런히 전해 듣고, 부지런히 상처 받았다. 결국 오해라고 소리 지르지 못하고 나는 온 우주의 기를 끌어모아 억지로 웃는 법을 터득했다.


어제는 네일샵, 오늘은 미용실, 본의 아니게 온종일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다. 문득 ‘이 사람들은 다 외향적인 사람들일까?’ 아니라면, 지금 이 사람들 어디까지의 에너지를 끌어다 쓰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E’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사회생활이 쉽고, ‘I’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어렵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가끔은 작은 미소에도, 작은 농담에도 두 주먹을 꼭 쥐고 힘을 짜내야 하는 것들이, 그러지 않으면 오해받는 것들이 아쉬울 따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에 누가 꼬막을 먹니? 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