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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니 Dec 04. 2021

건강하고 행복한 어른되기

나의 사회부적응은 자랑이 아니었다.




싫은 사람은 안 보고 살면 돼. 가치 없는 인간을 위해 스스로를 고쳐 쓰지 마. 옳지 않은 것에 타협해주지 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만 쏟기에도 부족한 마음이야.


내가 아주 오랫동안 고수해온 신념과도 같은 말이다. 이 말들은 내 마음의 벽의 벽돌이 되어, 높고 단단하게 쌓여왔다. 계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요새 그 마음의 벽을 조금씩 허무는 데 에너지를 쓰고 있다. 이게 옳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옳지 않은 수많은 상황과 사람을 마주하게 됐다. 그래서 분노했고, 좌절했고, 무너졌고, 병들었다. 잘 해낼 줄 알았는데,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고, 옳지 않은 걸 옳지 않다고 소리치는 것을 사람들은 ‘반골’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쌓여가던 오랜 마음의 벽 안에 나를 가뒀다. 늘 괴로워야 괴롭지 않은 순간을 기뻐할 수 있고, 늘 외로워야 함께 있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게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었고, 생존 방식이었다.



그러다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 하나, ‘그래서 지금 나는 행복해? 정말 진심으로 내가 옳았다고 생각해?’



나의 부적응은 자랑이 아니었다. 세상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좋은 것만 하며 살 수 없는 것’, 즉 ‘세상을 입맛대로 살 수 없는 것’이다. 기나긴 인생길에서 우리는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건 불가능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부조리와 만행이 나를 상처 주지 않도록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느낀다. 마음의 벽을 쌓고 고립되는 것보다 좀 더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어른은 ‘균형을 잡을 줄 아는 사람’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에 쏟아내는 마음을 조금 덜어내, 내가 사랑하지 않는 것들 앞에 세운 벽을 조금씩 허물어가는 것. 세상에 대한 분노와 경계를 하는 데에 내 가치를 쏟지 않는 것.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요즘 현명하게 사회를 살아가는 법 그리고 건강한 행복에 대해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





출처: https://www.pinterest.co.kr/pin/60418610626902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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