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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Feb 24. 2023

나에게 무언가를 내놓으라는 사람들.

요즘 같은 세상에 내 마음도 싱숭생숭하다.

블로그를 하고 있다. 


네이버도 하고 티스토리도 한다. 한다기보단 했다고 해야 하나.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며 관리하는 게 아니다 보니 방치 수준이다. 돈 버는 것에 맞추기 싫은데 수익을 쫏다보니 오락가락이다. 


한 두어 달 사이 간간히 네이버 블로그에 구매대행 관련 이야기를 올렸다. 광고, 홍보하고 싶은 사람 몇몇이 들어왔다 나갔다. 그런데 최근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3개월간 매출인증을 올렸더니 그 글을 보고 A가 비밀댓글을 단 것이다. 사연이 몇 줄 됐다. 구매대행강의로 빚을 내어 사기를 당했고, 가진 재능으로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배달일도 하고 있다고 했다. 꼭 나에게 컨설팅을 받고 싶다고 구구절절 넣었다. 


잠시 고민을 했다. 열심히 사는 것 같고, 젊은 친구인 것 같고... 연락 한 번 해줄까....


근데 나는 더 이상 예전의 어수룩한 내가 아니었다. 


그런 고민 따위 뒤로 치우고 컨설팅과 강의에 대한 비용을 넣어 댓글을 달아줬다. 포스팅에 몇천만 원 강의비를 써가며 방법을 찾았다고 해뒀고 본인도 비싼 구대강의를 들었다고 했으니 시중가를 알 것이었다. 절실하다면 내가 기재한 비용이 문제 될 리 없을 정도로. 


 글로 느껴지는 것이지만 애처롭고 절실하고 다급해 보이던 그 A는 며칠 동안 말이 없다. 


사기꾼 같다고 생각했을지.. 아님 무료를 원했는데 내가 본인 생각과 달리 어리바리하게 넘어가지 않아서인 건지... 암튼 그 A는 말이 없다. 


나는 내가 원하는 길을 누군가가 제시하고 있다면 그전에 내가 몇백, 몇천을 썼더라도 다시 배움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다른 이가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내가 원하는 궁금한 내용이라면 다시 나에게 투자한다. 


오래 산건 아니지만 살면서 참 다양한 사람들이 나에게 다양한 요구를 해왔다. 

어릴 때야 순진해서 그냥 요청하면 거의 다 들어줬던 것 같다. 내 일을 잠시 두고 그 일을 처리하느라 어떤 때는 내 일을 밤새 할 때도 있었다. 



요즘 신사임당 님 이슈도 그렇고 불특정 다수(정말 수없이 다양한 사람들)를 상대하는 젊은 사업가들을 보면 새삼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좀 더 성숙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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