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혼자가 되는 시간
어릴 적 저는 소심하고 수줍음이 많아 '싫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성격이었습니다. 그런 자신이 싫어 외향적인 사람으로 바뀌려 무척 애를 썼고, 지금은 낯선 이와도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오래도록 사회생활을 하면서 회사에서 겪는 갈등과 불만에 지쳐갔고, 새로운 활력소를 찾기 위해 2년여간 여러 콘텐츠로 부업에 도전했습니다. 잠시나마 일상의 매너리즘을 이겨낼 수 있었죠.
하지만 큰 결실을 맺지 못하고 지금의 물류회사에 온 지도 2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적응을 넘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나' 하는 현타가 찾아왔습니다. 지난 2년간 사람에게 지치고, 반복되는 일에 지겨워졌습니다. 몸은 작년보다 더 지치고, 시키는 일만 하다 보니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좋은 것만 보고 싶은데, 매일 똑같은 챗바퀴 같은 일상에 성격은 나빠지고 짜증은 늘어갔습니다. 심지어 입에 담지 않던 욕도 한두 마디씩 하는 저를 보며 ‘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책을 읽을 때면 ‘그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해야지’ 다짐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제가 싫었습니다.
옆에 친한 친구가 있으니 그 친구의 불만에 저까지 휩쓸려 똑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더군요. 챗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결국, 저는 혼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과 마주칠 때는 함께 웃고 떠들지만,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되도록 혼자 있으려 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지낸 지 1주일. 놀랍게도 마음이 많이 정리되었습니다.
옆에 사람이 없으니 불만을 쏟아낼 일도 적어졌고, 혼자 전시회 일정을 보거나 책을 읽으며 사색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내면이 다시 고요해지고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우리의 삶은 타인과 함께하는 것으로 채워지지만, 때로는 온전히 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릴 적 소심했던 제가 외향적인 사람으로 바뀌면서 잊고 있었던 것. 그것은 바로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었습니다.
복잡한 관계 속에서 나를 잃어버렸을 때, 나를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시 혼자가 되는 것.
혼자여야만 비로소 나에게 귀 기울일 수 있다는 아이러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