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라는 시간을 수집합니다

by 오로라

아이는 눈에 띄게 자라고, 엄마는 눈에 띄게 기운이 꺾여가는 나이.

저는 이 두 사람과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시간이 부족하고 돈이 없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일하는 틈틈이, 출퇴근길 틈틈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들을 찾아봅니다.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붐비니, 과감하게 평일을 택합니다.

회사와 학교에 양해를 구하고, 남들 모두가 바쁜 평일 오전에 아이와 할머니, 저 이렇게 셋이서 떠납니다. 그렇게 한적한 공간에서 전시를 보고, 공방을 찾습니다. 그 시간이 주는 여유와 행복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도자기 공방을 찾았습니다. 물레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카페가 함께 있는 공방을 예약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 차 한 잔을 마시고, 우리는 흙을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던 저는, 주문한 음료가 담겨 나온 커다란 머그컵에 시선을 빼앗겼습니다. "나도 저 컵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물레 작업은 관심 없다던 할머니도 막상 흙을 만지자 아이처럼 즐거워하셨습니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흙의 감촉이 너무 좋다며 연신 미소를 지으셨죠.


아이는 두말할 것 없었습니다.

온몸에 흙을 묻혀가며 컵을 빚는 아이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했습니다. 두 사람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제 입꼬리도 덩달아 올라갔습니다. 흙 묻은 손으로 연신 사진을 찍고 영상을 담느라 바빴지만, 그 순간만큼은 저도 그들의 행복에 온전히 스며들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함께'라는 시간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표정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 같은 것을 느끼며 추억을 쌓아갑니다. 아이의 환한 웃음과 엄마의 소녀 같은 미소. 흙으로 빚어낸 삐뚤빼뚤한 컵 하나에 담긴 우리의 행복. 이 모든 순간들이 훗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채워줄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의미를 새겨 넣고 있습니다. 당신의 '오늘'은 어떤 추억으로 채워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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