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했다가 조롱을 받았다.
얼마 전 손목을 긋고 그 사진을 여동생에게 보낸 친척 동생이 집에 왔다.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는데 밖에서 지인과 한잔하고 들어와 집에서 몇 잔 더 마시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
그 사진을 받은 여동생은 신고를 했고, 친척동생이 다른 지인 한 명에게도 같은 사진을 보내 경찰과 소방관이 집에 도착했다고 했다. 괜찮다고 사람들을 돌려보내려니 경찰관과 소방관분들이 상태를 보고 돌아가야 한다고 해서 자초지종과 손목의 상태를 보여주고 상황이 마무리됐다고 했다.
친척동생을 집에 그냥 둘 수 없어 여동생이 집으로 오라고 했다고 연락이 왔었다. 회사라 길게 통화할 수 없다고 해서 나에게 부탁했다. 전화로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지금까지 한 일을 앞으로 계속할 수도 없고, 얼마 전 일하던 곳을 그만뒀다고도 하고, 혼자 사는 집 싱크대 수전이 고장 났는데 물이 안 나온다고 했다. 평소에는 전혀 죽을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그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동생은 처음에 '왜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들었냐는 짜증이 났다'라고 했다. 밥을 해 먹지 않아서 어차피 싱크대 수전이 고장 나도 별 상관없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죽고 싶은 건지 살고 싶은 건지 동생의 마음을 더 깊게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지금 그 생활, 상황을 탈피하고 싶다는건 확실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집에 오기 전까지 하루에도 두세번 통화를 했다. 몇번 통화후에 구매대행 이야기를 해줬다. 지금 네가 하는 일을 더 못할 것 같으면 이걸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 열심히 내가 공부해왔던 것에 대해 최대한 깊지 않게 성심을 다해 설명해 줬다. 세상에는 전자책으로 돈을 버는 방법도 있고, 블로그에 글을 쓰고 광고비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을 공들여야 해서 구매대행을 배워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이다. 내 사업자도 하나 더 있어고 여분의 컴퓨터도 있으니 마음이 생기면 언제든지 알려주겠다고 해줬다.
그런데 나중에 여동생에게 들으니 '큰언니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고 했단다.
'?'
'인생을 바꾸고 싶은 게 아니었어?'
집에온지 며칠이 지났다. 점심을 먹는 동생이 티브이도 재미가 없고 할 게 없다고 했다. 아이와 레고를 하거나 퍼즐을 맞추는데 시간을 썼는데 주문한 퍼즐이 도착을 안 했다.
"00아, 그럼 책봐."
말을 끝내자마자.
"싫어."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내가 다시
"인생을 바꾸려면 책을 읽어야 해."
라고 말하자
"그래서 언니 인생은 바뀌었어?"
라고 물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이 웃었다.
역시 무언가 결과를 내지 못한 자는 이런 조롱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졌다. 내가 반드시 성공해서 꼭 보여주리라 마음도 다 잡았지만 세상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든다.
'왜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과 생활을 비판적으로 보면서도 탈출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누구든 쥐푸라기를 잡을 꺼라는 내 생각은 틀렸다. 탈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자만이 쥐푸라기를 찾고 그것을 찾아서 잡을 수 있는 것이였다.
탈출을 하겠다는 생각이 없는 이상 쥐푸라기보다 더 좋은 배를 가져다 줘도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오늘도 나에게 지지 않으려고 이불을 개고, 씻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상품등록을 하면서 유튜브를 열었는데 아래 영상이 떴다. 고명환 씨의 인터뷰였다.
그의 인터뷰 중에 그런 얘기가 있다. 후배들에게 책을 읽으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아무리 얘길 해도 하질 않더라고. 결과값을 보여주는이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도 듣지 않는다는데 아무것도 이루어 내지 못한 내가 조리없이 내뱉는 말에 주위사람들이 시큰둥, 조롱 섞인 말을 듣는다는 건 어쩜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내가 환경을 바꿀정도의 결과값을 만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늘 이후로 누가 또 나에게
"네 인생은 바뀌었어?"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응, 내 인생은 바뀌었어. 인생을 바꿔보겠다고 마음먹은 것만으로도."
그의 인터뷰내용을 보면서 오늘도 한번 더 각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