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에게 죽음은 예기되었음에도
예기치 않은 것처럼 무겁고 아쉽다
모르지 않으면서
갑작스럽다 말하고.
기쁠 리 없는 게 당연한데
슬픔의 깊이에 진하게 놀라고.
오늘이고 내일이고 기어이 올 것이라서
이왕이면 오기 전에
해줄 수 있는 말이 헤아릴 수없음에도
사람들은 공연히 말이란 걸 아낀다.
그거 아껴 뭐 하려고.
재회란 게 없을 이별.
그거 맞대어 앉고 나면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싶어
잡히지 않는 지난 시간을 굳이 끌어다
후회라는 걸 하느라 애쓴다.
진작에 애쓰지 그랬냐곤 못하겠으니
남들 다하는 위로만 봉투처럼 주고받는다.
진작 했으면
어렵지 않을 말들, 손길, 눈빛인데..
더는 할 수없게 되고 나면
그때로 돌아간다면, 이라고 초능력을 꿈꾼다.
어리석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은 죄다
모르지 않는다.
모든 이에게 예기되었음에도
예기치 않은 것처럼
죽음이란 무겁고 아쉽다는 걸.
다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