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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Nov 06. 2023

하체운동의 "꽃"이라지만...

'햄스트링'에 절대로 자극을 줄 수 없는 이유

세상에.

미동도 없다. 레버가 풀려야 할 것 아닌가.

자극점을 달리하려면 두 발의 지지위치를! 그것을! 바꾸라는데. 우라X.

이건 뭐 달리 방법이 없다.

신차로 갈아 탄 기쁨도 잠시,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 줄 몰라 출발을 못한 때가 떠올라 멋쩍다.

허나 이것은 무지의 결과는 아니고, 굳이 명명하자면.. 숏다리의 결과가 아닌가!





아이들은 태어나서 딱 세 살까지 평생 할 효도를 다 한다고들. 그렇다면?


초보엄마를 기쁘게 하는 건 효심 가득한 세  이전 아이의 옹알이고.

중년 아내를 기쁘게 하는 건 남편의 적절한 외박과 나의 그것이 4:6 정도의 비율을 이루는 , 맞다.


요즘 내게 운동하는 시간이 그렇다.

처음 보는 기구도 대개는 두렵지 않을 뿐더러 

  내리란 염려조차 묘연하다.

자신감의 근원을 당최 찾을 도리가 없지만.


일찍이 인생의 쓴 맛을 흠뻑 음미한 덕인가?

세상은 뜻 밖에 가파르지만, 그렇다고 죽을 만큼 피똥쌀 일이 뭐 그리 많겠나 생각한다. 

 죽어도 GO다.

(이게 나의 강점이자, 오늘 보니 초약점이더만)



한계는 뛰어 넘으라고 있다기에 깡총도 해보고

껑충도 해가며 이것저것 도전하며 살지만, 임계점을 넘고 싶어도 끝끝내 아니되는 때가 있다.


신체적 결함? 모지람? 결핍?

어떤 표현도 마땅찮다.



픈 건, 너.

레그프레스!



[레그프레스]
대퇴사두근과 둔근을 강화시켜 주는 대표적이고 필수적인 하체운동이다. 스쿼트에 비해 허리에 가해지는 부하가 적어 비교적 무거운 무게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발판의 지지 위치에 변화"를 줄 경우, 좀 더 집중적인 근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발판의 지지 위치에 변화를!

...  변화를... 줄 수 없을 줄이야  :(





격려의 아이콘 스승님께선

하체존에서 만큼은 코를 파도 엄지로 팔 태세

수시로 thumbs up. 칭찬에 아낌이란 없으시다. 어깨 가득 기왓장을 얹어주시며 나의 튼실한 골반아래를 구석구석 격려하신다.


그렇다 보니

나의 자신감은 주로 하체존에 머물 때 사정없이 수직상승. 겸손한 건 눈빛, 마스크 안에서 늘상 거만해지곤 하는 입꼬리란. 





개인운동을 하는 날이면 카톡부터 열어 그간 받은 피드백을 꼼꼼하게 정독한다. 그래도 맹~해 질라치면 폭. 풍. 검. 색.

검색내용을 숙지하자. '누구든 기본적으로' 라 하니 웬만해선 기구무게 20에 원판중량 20을 더한다.

레그프레스의 경우, 기본적으로 하체 근육은 보행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기본적으로 자신의 체중 정도는 가볍게 들어 올릴 베이스 근력이 있기 때문에 성인 남성의 경우 아무리 여리여리한 멸치라고 해도 레그프레스 100kg 정도는 어떻게든 들어 올리는 경우가 많다.


(문서편집의 권한이 모든 이에게 부여된 시스템이라지만 [멸치]라는 단어로 감히 여리? 한 남성을 규정하는 나무위키의 대범함에 잠시 놀랐고,  오늘 내 신체결함에 한 번 더 놀랐다.)




레그들이 프래스를 하면 그만인 녀석인데ㅠ


어째 날 고개 숙이도록 도왔나.

자뻑을 부추기던 저 녀석 짓이다.



이름모를 수 많은 근육들.

나의 궁디근육, 허벅지근육, 햄스트링.. 그 어떠한 아이들도 그간 부진하지 않았다 자부한다.

문제는 매번 기장인가?



네 다른이름.

하체운동의 꽃이라며?


위로 가면 햄스트링.

내릴수록 앞벅지에 자극이 간다는

피드백을 수제자답게 눈으로 한번,

입으로 또 한 번 복습한다. 


  까진 폭풍간지!




아래쪽에 두 발을 두고 워밍업 후,

자신 있게 10킬로 원판을 추가.

햄스트링 자극을 준비했으나... 

이글이글 눈빛, 가지런한 두발, 전방경사 골반. 완벽하게 준비... 를  했으나 


결국

자극을 주지 못하고 무덤(시작할 땐 걸어 들어가, 기어 나오는 머신이란 이유로 그렇게들 부른다)을 빠져 나왔다.


발판의 지지 위치에 변화를! 주랬건만..

하아.


내다리 앞에서 쓸모를 잃은 스토퍼ㅠ


 쪽에 간신히 두 다리를 뻗으니,

스토퍼가 미동도 없다. 고장이 난 건 아닌데 분명.


원인이야 다 몹시 짧음! 있다.


다리가 짧아서

아무리 죽자고 뻗어도 밀어 올릴 수가 없으니 스토퍼를 해제하려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ㅠ자존심 반납 후 까치발 스킬, 그 의미없는 몸짓.



나의 햄스트링을 위해 한 번을 힘껏 뻗어보질 못하고 퇴장모드.

누가 볼세라 유유히 하체존을 빠져나와

거듭 해맑게 웃으며 센터를 등졌다.


전방경사  유지고 뭐고,

대퇸지 소퇸지, 중퇸지 

난 모르겠고.


오로지 머릿속에 하나의 생각.

길고 짧은 건 아하! 대봐야 안다더니.

레그프레스. 허허.

고맙다!



오늘의 건강수명 TIP.
다리가  짧다고  수명이 짧진 않다고 봅니다.
그래야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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