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얼마짜리 미래가 준비됐나요?

런던을 거닐다 문득

by orosi

얼마짜리 차 끌고 다니세요?

자가? 전세? 월세? 어느 지역 거주하시는지?


또 뭐가 있을까. 급한 대로 상대를 위아래로 스캔. 다만, 훑는 제스처를 알아채진 못하도록 무심한 듯 빠르게.

옷차림부터~ 들고 있는 백이며 신발, 심지어 액세서리까지. 부의 척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꽤나 신박하다.

속물근성으로 자신의 태도가 치부될 게 두려운 이들은 눈치 빠르게 검소함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기도.


비싼 차, 집, 명품 소유 정도가 아닌 '근사한 정원 소유 여부'를 잣대 삼아 삶의 질을 판단하는 영국인들이 궁금하다.

더 나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기엔 저마다 인생관이 다르니 함부로 하기 어렵다.

다만 초록에 시선을 머물도록 하는 일상, 생명을 길러내는 일에 성을 다하는 그들은 베블런 효과에 치여 가랑이 찢느라 열심인 인생보단 건강은 할 거다.


가드닝이 범국민적 취미인 영국은 그렇다.

여행자 신분으로 하루만 런던을 거닐어도 green spaces에 대한 그들의 각별함을 알아차릴 수 있다.

뭐 그렇다 해도 개인정원을 갖지 못해 불행할 이유가 없는 도시가 바로 런던 아닌가.

시민들을 위해 조성한 공원과 정원만 해도 무려 3천여 곳이라고 하니. 부럽기란 간단하다.


아무리 외롭게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주창해도, 기후위기 민감성 없이는 이젠 지속가능한 삶은 이미 실패했다 외쳐도, 말짱 도루묵인 사회라고..


목만 아픈 교사의 삶과 대조적이다.



잔뜩 조여둔 나사를 느슨하게 풀어두고.

하루 반나절만이라도 크고 작은 런던의 그린스페이스들을 산책해 본다.

이런 날은 새삼 초록이들에게 감사를 건네본다.

여행자들의 발길이 닿기 쉬운 하이드파크도 좋고.

엄마와 아이 모두의 놀이터인 세인트제임스 파크면 더 좋겠다.


당신이 있는 자리에서 잠시 고개를 들고.

그간 시선을 두지 못했던 초록에 멈추어 보자.

랩걸을 쓴 작가, 호프자런이 남겨 주었던 그 것.

살아있는 식물, 외면받던 나무들에게 오늘

마음을 내어주자. 화려한 물질에 두어 온 눈길

한 번 건네보면 어떨까.


이곳에 오니,

둔한 내 머리에도 자발적 종이 울린다.

미래세대에게 물려주어도 좋을 것이

이것 말고 또 있을까 싶다.

이전 01화임박할수록 무뎌지는 여행자의 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