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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Feb 10. 2024

셰프의 운동 자신감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흠칫.

소매를 걷어붙이면 가족들이 놀라요.

매번 같은 수순을 밟지만, 곧 죽어도 GO라서요.

수요가 없으니 공급할리 없는 부위라...

정육점 김사장님께 주문까지 넣어 냉동족을 사 와서는, 제 손 만한 돼지발을 부여잡습니다. 어제 아침만 해도 남편 턱을 훑던 일회용 면도기로 억센 털을 밀며, 씨불대는 주부의 뒷모습에 성씨 다른 세 사람만 잔뜩 긴장합니다.


손쉽게 검색만 하면 테이블스푼, 티스푼, 살뜰히도 셰프되는 레시피가 넘쳐나는 정보화 시대에.

요리법을 찾아보는 법 없이, 태생이 손  좋은 요리사인 양, 저는 주로 요리를! '알아서' 합니다.

느낌대로 해요.


민족특성상, 휴대전화 위 엄지손가락 몇 번 탭. 탭. 놀리면  비율 좋게 간과 색이 적절히  돼지

"Nice to see  you"할 텐데... 왜 저러나 싶겠죠.

사 먹는 게 백 번 천 번 나은 메뉴를 고집 있게 요리하는 까닭이요? 글쎄요.


희한하게 자신 있어서요.


뭘 해도 '그냥 하지머'  또는 '못할 게 있나?' 식의 마인드로  없이 합니다. 저, 너무 자신 있어요.

겁먹는 건.. 남편과 아이들인 거.. 사실 몰랐어요.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제가 운동도 그런 식으로 하더라고요 :)


나름 수제자라 수업  그럴 리 없고,

유독 개인운동 때 그런가 봐요?

(누가 누구에게 묻는 건지..)


근심이 좀 생겨서 잠을 못 잔 지 며칠.
정신 못 챙긴 거 어찌 알고 니저님께서 아이스커피를  다 쥐어주십니다.

정신 챙겨야 운동하다 다치지 않는다는 조언,

그거 대신이겠죠?

얼음은 떠 있으나 몹시 따뜻♡


개인운동을 훑고 왔는데도, 자신 없는 딥스에서 한번 멈칫! 크런치에서 한 방.. 저답지 않게 슬쩍 긴장해 봅니다. 물론 몸도 마음도 경직모드가 오래가질 못해요. 자신~있그등요.

마사지볼로 가슴을 풀고  폼롤러로 예열하고 난 후. 
[체스트프레스]를 시작으로 이미 마음만은 선수예요.

자신 있게 [케이블 플라이]
4세트 마치고..

[인클라인 덤벨프레스]

솔직히 벤치를 몇 번 칸에 둘지?
고민 안 한 건 아니에요ㅋㅋ


다만, 백종원 빙의되어 계량 없이 소금 치듯..

자연스레 벤치를 눕힙니다. 느낌으로 때려 맞추는 신공은 학창시절부터 일삼던 습관이라.. 대에충~~6번? 아니 5번이 좋겠다 싶었죠.

전신거울 앞. 

가급적 두 눈은 이왕, 부라리며

덤벨을 머리 위로~~!!  Put your hands up!


아~~~~~~~ 최. 간. 지

다정히
아이스커피를 건네던 매니저님이 다가오시네요.

흠..  나 좀.. 잘하나?ㅋㅋㅋ

도도하게 심박수  한 번 체크하고,

그까이꺼 중량늘려 다시 한번 덤벨을 가뿐히

들어 올리는 순. 간.


 회원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 네? 음.. 인.. 클라인.. 덤... 벨...

 눕혀야죠~~

아하! :)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는 듯)

아~~~~ 이렇게요? (매우 수줍..)

민망함을 이겨내고 우수회원 질문모드!
매번 "당당하게" 묻습니다.

"매니저니임~~~!!

그럼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건 뭐죠? "

(받아 적을 기세ㅋ)​

-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

 
아놔~~  미치겠다ㅋㅋㅋ
윤미야 아~~~~~~~~~~~~~~~~

웃지도 못하고 고개 떨군,

볼 빨간 아줌마 한  방 더, 넉다운 시키고 가십니다.

- 정신을... 잉글랜드에 두고 오셨나 봐요?.(띠로리~~)

진지한 영혼이 건네는 팩폭은 유머로 퉁치질 못해 사뭇 겸손해집니다. 하아.......나, 자신감하나로 죽고 사는 여잔데!


여러분,

제가 [아무것도 아닌걸] 하고 있었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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