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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Feb 19. 2023

ChatGPT 때문에 난리라고요?

인간과 비인간의 네트워크, 거리두기

챗지피티(ChatGPT)는 인공지능 챗봇이다. 사용자가 무엇을 질문해도 그럴듯한 대답을 해주고, 가끔은 농담도 한다. 단순한 오락용 기술이 아니라 실제 논문이나 리포트에 응용해도 될 정도로 정제된 문장력과 정보구성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아마존엔 ChatGPT를 이용해 쉽게 책 한 권을 써 판매 중인 저자가 벌써 생겨났다. 시뮬레이션 결과 미국 의사면허 시험도 통과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목요일,

새벽부터 이런저런 가면 바꿔 쓰기를 자처했다.


미라클모닝 리더로 3개의 단톡방에 굿모닝~♡

날리기.

발행을 놓치지 않겠다고 공언한 브런치프로젝트 반장으로서 새벽글쓰기.

아침이면 첫째 아이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모습이 엄마의 읽거나 쓰는 모습이길 바라는 어미의 책장넘기기.


바쁘다. 바빠.




삼시세끼 대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주부모드로 1월과 2월을 보내는 중에도 바빴다.

 새 학기를 맞이하는 교사 가운데, 그나마 시대와 보조를 함께하려는 의지를 장착한 교육자 코스프레.

02.16.

목요일 그거 하는 날이다.

둘째 아이 유치원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오기도 했으니 저것들 말고도 심지어 손 편지 두장도 썼었지. 대단해. 기특해. 스스로 격려가 먼저니까. (난 요즘 격려수업에 심취해 있는 여자)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김재희 교수님을 만날 수 있는 날이다.

철학과 교수의 사고로부터? 그 주체와 출발점이 신선한데.. 감이 안 온다.


지털시대 공교육이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가 과연 어떤 방식으로 그녀의 입을 통해 전개될지.


초반 20분 정도는 챗지피티 얘기로

그냥저냥 감흥까진 어렵더라.

그런데 웬걸.


자동화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탈자동화될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나의 기본 철학과 방향이 같아 좋았다.


경기도 교육청이, 설마..

가치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방법적 문제에 집착하게 되면

AI가 팩트구별과 가치판단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조차 잊고 양적 수용하기만 바쁠 거란 걸

모르는 건 아닐 거다.




가치의 위계를 바로 세우는 건 인간만이

가능한데 도통 왜? 에 대한 필요를 잃어버리기 십상인 세상이다.


도망가볼까 도발하려다 갈수록 길어지길 기대했다. 참 반가운 분이다.


질문을 하래도 고요하다.

현장 질문이 없는 관계로
구글폼으로 사전질문 해주신
용인에 최윤미 선생님... 어디쯤 계신가요


사회자에게서 마이크가 전달되어 오기도 한참인 그 큰 대강당에서 굳이 기립할 의지는 없었으나,

즉문즉답을 해주신다니 땡큐다.


질문내용과 함께 경기도가 세운 미래교육에 대한 현장의 오해와 디지털사회일수록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에 대한 사견을 살짝 늘어놓았다.


바로 그거예요. 제 철학이 그겁니다.


철학자이자 미래사회에 대한 고민을

깊이 나누고자 하는 교육자로부터 공감의 답을 듣고 나니, 내 교육관도 그리 나쁘지 않나 보다 안도하였고..


언제나 그렇듯

어딜 가든

오길 잘했다는 마음으로 배우는 선생이 되면

어떨까?

그렇게 살면

애매한 교감, 교장 안 하고도 가치 있게 살 수 있을 거란 기대에 조금 설레는 시간이었다.


챗지피티, 인공지능, 디지털문해, 코딩, AI


이 아이들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거든요~~

수단은 적절히 '잘' 사용하라고 존재하는 거고요.

제발 쟤네가 교육의 목표가 된 시대인 것처럼

가르치는 사람부터 헷갈려서 휘청거리지 말아요 우리.


여전히 교육한다는 건.

가치에 방점을!


인공지능 시대? 디지털리터러시?

자동화시대가 오면 큰일 날 것처럼

불안을 조장해서 좋을 건 뭔가요.


큰일은요..

우리 아이들이 관심경제에 매몰되어 살다가

진짜 제대로 소통한다는 것의 의미를 잃어버릴 때,

함께 사는 일에 열심을 기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자동화에 지배될 때..


그럴 때 큰일이 나는 거예요.


아이를 잘 키운다는 건

큰일이 나지 않도록 단단한 어른들이

비계 역할을 해주는 겁니다.


진짜 미래교육을 해보려면

IB도입 이전에

어떻게 보다 선행될 WHY에 대한 고민이

탄탄히 자리 잡혀있는지 꼭 봐주세요.



제발

제보다 ,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이

한 명이라도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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