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도 이건 좀 아니다 싶을때까지 버티다가 네이비, 그레이컬러 정도로 대체하고 일주일정도 더 게으름을 피워본다.색상은 둘째고 내가 주로 양심상 달리하는 요소는 다름아닌
"데니아"
가릴것이 그닥 없는 여성들에겐 관심사가 될수없을 그것. 데니아.
스타킹의 두께라고 보면 쉽다.
출처: 비너* 사 제품설명 샷 ㅡ 나의 마음을 위로하는 단어라하면 "사계절"!
4월 말쯤되면 살짜쿵60 데니아 이하로 바꾸어착용하고, 5월엔 나도 참질 못하고 30데니아로 선택지를 좁힌다.(감사히도 단신에 다리도 유독 짧아 30데니아라봤자 남들이 신을 때보다 진~하니 콕콕 박힌 점들을 가뿐히 커버할 수 있다. 기미가 그득~해도 잡티를 가리는 쿠션팩트?를 두고 고민한적은없으나, 스타킹은 데니아별로 신나게 사쟁이는 여자가 바로 나)
이는 모두 털부자로 태어난 탓이다.탈모는 어째서 두피에서만 열일 중인지 납득이 안 간다.(나도 가끔 무. 모. 한 여자로 살고 싶다.)
스타킹이 더이상 날 돕기에 곤란한 더위가 오면 그때부터 롱스커트들이 나의 게으름을 허락한다
더위가 조금이라도 감지되는 순간부터 근심이 많아지는 이부유한 여성의 깊디깊은 고충을 누가 알까.
나는 그냥 털이 많은 여자는 아니다.
굉장히 많은 여자다.
심각한 수준의 비염환자인 내게 일교차로 재채기를 동반한 콧물세례와 함께 안구가려움증, 두통도 즐거이 받아들일 수있는.
소위 더위가 사그라드는 시기란.덥지 않아 좋다? 노우~노~우~!
그보다 나의 검스(검정스타킹)들을 다시 꺼낼 수 있어 좋은 시기다. 이쯤이면 겨울을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말해 뭐 해. 한파도 반길 지경.
나에게 더위란.
여름이 다가온다는 것은.
한 해를 기준으로리즈 시즌의 종료를 알린다.
털을 밀면 될일 아니냐고 쉽게 되묻고 싶어지는 건 당신이 보통녀자이기에 그러하다.(면도기로 해결되는 그런 녀자) 혹은 실물을 접하지 못한 탓?
출처: https://www.pexels.com
족집게는 그나마 낫고 눈썹칼 또는 각종 제모 도구의 힘으론 어려운 게 속사정.레이저제모?
안 해본 게 없습니다만.
이거 사실 좀 슬픈 이야긴데... 다들 읽으며 딱해하고 있으려나 몰라. 측은해해도 좋다.
기본적으로 양이상당하고모근의 재촉으로 빠르게자라는 생명력에.
남자들이 면도를 해도 다음날이면 검은 점이돋듯 억센 털들이 금세 빼곡히 자리 잡는 현상을 내가 곳곳에 가졌다.
이 더위를
음식에,
휴가에,
물놀이나 여행에.
엮어 글을 쓰고 싶었으나, 처음도 끝도 내게 이 날씨는 곤란하기 짝이없다.
기. 승. 전. 털
부끄러워 그간 서랍 깊숙이 넣어두기만 했던...
검스로부터 은혜받은 지난 겨울의 글.
아쉬운 계절, 용기내어 꺼내본다.
지난겨울 감사의 마음을 담아쓴 이글은.. 읽은 이로하여금 나를 마주칠때마다 저도모르게 다리에 시선이 머물도록 할까 두려워 서랍에 쳐 넣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