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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Aug 07. 2023

백약이 오름만 여섯 번

폭염주의보엔 이 맛이지!

마지막으로
어디 더 가보고 싶어?





에코랜드?



난.. 스누피가든!



그래 몽땅 가자.


그럼 난?



시소는 이미 다섯 번.

(어제하루만 두 번이나)

닭머르해안 번.

(일몰이니 저녁으로 잠시 미뤄두고, 결국 이날  번을 곱게 채웠다)




성취가 유형 3번으로 에너지를 발휘하며 살던 때라면 1일 1 오름. 뭐 이런 식으로 미션을 해치우듯 실천과 기록을 오고 갔을 거다. 보름을 머물었으니 예전의 나였다면 제주를 두루 훑어내느라 쉼 없이 바삐 다녔을 것이고.

충성가 유형 6번으로 전환되고 나니 편안함과 예측가능한 안전함이 확보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다 보니 구관이 좋다.



카페는 정복의 대상이 아니니,

커피맛이 보장되고 인심 좋은 소박함까지 갖춘 곳이라면 주야장천 간다. 친언니보다 더 친언니 같은 김작가^^ 덕분에 제주 그 어떤 카페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장소를 알았다.

이곳이 생각나서 다시 제주에 오고 말 아지트 시. 소.




어쩌다 백약이오름.

제주에 머무는 동안 여섯 번을 올랐다.

처음은 멋모르고 딸과 함께.

나머지는 오롯이 혼자. 혼자가시길 추천합니다;


오르다 보니, 제주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한번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 되어 버렸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여름날의 오후 2시

벌겋진 못했고 뻘건 대낮.

땀범벅에 미치겠다. 아놔! 오르는 맛이 끝내준다.

 번째 오른 날 진드기와 함께 귀가하는 바람에 숙소를 발칵 뒤집어 놓았어도 기어이 또 간다.

 때마다 선크림을 땀으로 씻어내고 새로 장만한 챙 넓은 모자도 나도 모르게 벗어재껴. 기필코 기미를 구석구석 새겨주는 이곳.



빠르게 오르면 2-30분 힘들며,

고작 2-3분 상쾌한 지금 여기. 


그 2-3분에 가빠 오르는 숨과 땀샤워 따윈 까맣게 잊힌다.

두 번 다시 출산의 고통을 겪고 싶지 않다던 이 세상 많은 애미들이 금세 잊고 배가 부르듯.

지금은 내가 헉헉대며 자문할 타임.


아니~~
이 날씨에 내가 어째서 여길 또..



미간 사이사이 간지럽게 멈출 줄 모르는구나. 누가 제주 아니랄까 봐 용암 닮은 땀줄기에 세수를 하다 보면 히야~ 좋다.

제주바람이 끝내준다.


이번 제주에 닿지 않은 성산 일출봉과 우도까지 눈에 담게 날 돕는다.


백약이만 여섯 번.


이곳저곳 안 가본 곳 없이 발도장 찍는 여행보다

여러 번 깊이 흔적을 남기고 익숙하게 눈에 담는 시간이 좋아졌다.


내가 많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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