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에서 책상 앞 거울은 종일 무얼 보고 있을까
어두운 방에서
책상 앞 거울은 종일 무얼 보고 있을까
영어로 이름을 바꾼 뒤 복도 전등은
더 밝고 수명도 길어졌다
꺼질 줄 모르는 복도 빛이
좁은 창을 비집고 들어와 거울을 찌른다
통증이 맞은 편 벽에 새겨진다
뜨거운 물이 흐르고 나면 화장실 거울엔 눈꺼풀이 생긴다
비로소 눈을 감고 한숨을 쉰다
내게 격리된 거울 앞에서
난 아무도 보지 못한 표정을 짓는다
거울의 잠을 깨웠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2019.05.01.2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