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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이 Jan 09. 2019

우리는 서로의 기억에
먼지처럼 쌓여요

종일 재채기를 참지 못한 하루였어요

우리는 서로의 기억에 먼지처럼 쌓여요

낮게 엎드려 보이지 않다가 한 번씩 떠올라

잠시 뿌옇게 보이다 다시 가라앉고

있는 듯 없는 듯 낮게 누워있어요

뭉쳤다 흩어지고

닦아내도 다시 쌓이는

먼지로 있어요


한 번도 닦은 적 없어 시커메진 창틀 구석에서

우리는 서로를 바라봐요


눈 앞이 뿌옇게 일렁여요

누가 또 먼지를 일으켰는지

먼 곳에서 먼지바람이 불었는지

커튼 사이를 찌른 햇살에

먼지들이 알알이 모습을 드러내요

부유하는 먼지를 보며 예쁘다 말해요

종일 재채기를 참지 못한 하루였어요


2018.12.23.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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