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끝났다. 별로 할 생각도 없었던 말들을 횡설수설 쏟아내었다. 말을 그냥 마쳤으면 되는데 마치기 위해 시작한 문장의 끝을 맺지 못하고 계속해서 말을 덧붙이면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갔다.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했는지 후회되고 창피하고 화도 나고 착잡한 마음들이 부대껴 잠이 오지 않는다. 제일 분한 건 심지어 그 말들이 그렇게까지 진심도 아니었는데 너무 열심히 얘기한 꼴이 되어 결국 꽤 진지하게 평소 그런 생각을 한 거 같은 시늉을 한 거 같아서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편이 있었다는 것도. 가장 비루한 모습까지 다 알고 있는 사람 앞에서 나를 애써 포장하려고 했던 느낌이어서. 애초부터 그러려고 시작한 말은 아니었기에 억울하다. 평소라면 손님들을 치른 뒤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후련해야 하는데 마음이 더 힘들어 분하지만 다 내가 자처한 일이라는 것에 더 어쩔 줄 모르겠다. 언젠가 이 글을 보게 되면 이때 대체 무슨 말들을 어떻게 했길래 그랬지 하는 날이 올까. 오늘 내 말을 들은 사람들에게 그날이 더 빨리 오길.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