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25

by 오롯

1. 열흘 남짓 되는 휴가를 보내고 출근한 지 이틀 만에 다시 주말이었던 터라, 매일 출근해야 하는 이번 주가 새삼스레 너무 빼곡하게 느껴져 어젯밤부터 부담감이 밀려왔다. 내일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들을 달랠 생각은 않고 엄마도 내일 일 가기 너무 싫어! 하고 함께 징징거리며 뒹굴었다. 철없는 엄마가 된 기분이었지만 별로 찔리지도 않았는데 막상 장 보는 걸 미루느라 내일 아이들 간식으로 챙겨 보낼 과일이 똑 떨어졌다는 걸 깨닫자 죄책감이 달겨들었다.


그래도 무사히 출근을 하고, 퇴근하는 길에 장까지 보고 돌아와 저녁도 해 먹고 아직 손에 익지 않은 25년을

적어 넣으며 일기를 쓰고 있다.


2. 복숭아 같이 예쁜 은이를 바라보다 ”은이야~“ 하고 부르면 은이는 나한테 ”엄마야~“ 한다. 엄마한텐 ’야‘를 붙이면 안 된다고 고쳐주는 대신 품에 꼭 끌어안고 낄낄거리며 그저 웃는다. 은이는 영문도 모른 채 같이 깔깔거리며 웃는다. 난 그냥 이런 게 좋으니 철이 없긴

한가 보다.


3. 나의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기까지 내가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 본다. 차마 가늠할

수 조차 없는 것들이 훨씬 많겠지만, 그래도 가만히 가만히 생각해 본다. 그리고 오래오래 기억하려 애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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