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껏 걸어 다니며 산책을 하고,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들을 잔뜩 빌려오고, 매끼를 챙길 필요 없이 허기가 지면 그냥 밥에 김 싸 먹는 정도로 간단히 먹고, 가끔씩 떡볶이를 먹을 수 있고, 매우 작은 공간이어도 내가 만드는 소란 이외엔 치울 필요 없는 그런 곳에서 살 수 있을 만큼만 일 하고 싶다. 아, 그래도 커피는 마셔야 하고, 햇빛 들고 환기시킬 수 있는 창문도 있어야 하고… 결국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앞 뒤 안 맞는 바람이겠지.
그렇다 해도 앞으로 두 달간 꽉 차 있는 주말의 일정들과 돈 들어갈 일들을 보고 있자니 생각만 해도 기가 빨리며 드는 바람들.
2.
나는 로버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실력도 안 될뿐더러 지금 내 마음을 어색하게 번역했을 때 일어나는 어쩔 수 없는 누락과 손실이, 하찮은 세부 하나하나가 내 감정의 가장 중요하고 소중 한 부분으로 느껴질 것 같아서였다
김애란, 음악 소설- 안녕이라 그랬어
이런 마음이 나는 일기를 쓸 때조차 들어서 차마 쓰지 못하고 결국 내 기억 속에서 조차 누락시키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