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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 Nov 27. 2021

너희 둘

나의 사랑하는 둘째 이.

모든 게 오빠보다 느려 서러운 너.

할머니랑 통화하다 오빠의 아랫니가 빠져버렸던 밤,

할머니에게 이가 빠졌다며 자랑하던 오빠가 한없이 부러웠던 넌

전화를 끊자마자 엉엉 울었지. 왜 오빠의 이가 (하필이면) 할머니랑 통화할 때 빠졌냐며. 도저히 나도 했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 통화 중에 일어나니 심통이 났던 너.

너는 서럽게 울었지만 그런 네가 너무 귀엽고 짠하고.

오빠에게 모든 일이 먼저 일어나는 거 같아 서럽겠지만,

모든 일을 먼저 부딪혀야 하는 오빠도 쉽지만은 않다는 걸 모르겠지.

제일 부러우면서도, 재밌을 거 같은 일/좋은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은 사람도 오빠인 너. 오빠가 더 이상 그런 존재가 아닌 때가 오면, 그땐 할머니 말처럼 네가 다 컸단 이야기일까. 그럼 좀 슬플 거 같아.


나의 첫사랑, 첫째 단이

갈대처럼 흔들리는 엄마 마음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같아 언제나 미안함이 2% 공존하는 단이.

동생이 맨날 자기를 카피한다며 못마땅한 오빠. 과자를 반으로 쪼개 먹는  까지, 아이스크림 먹는 속도까지 정말    따라 하는 동생이 성가시겠지만, 동생만큼 너를 우러러보는 사람이 없다는  알까.

 배려 안 하는  같이 굴다가도,  빠지고 받은 1불짜리   꺼내 들고 하나는 자기 젤리, 다른 하나는 은이꺼 젤리 산다며 밴딩 머신 앞에서 주섬주섬 돈을 꺼내던 .

하나씩 뽑아 들고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웃음 가득 서 있던 너희 둘.

세상을  주어도 부족할  같은 엄마의 욕심에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고 말해주는 너희 .


- 2020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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