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다. 8시간 넘게 운전해서 무사히 돌아왔다. 아아- 피곤해.
오늘 아침에는 전 날 일기에 아이들과 여행하는 것이 할 만하다고 말했던 것을 다 취소하고 싶을 만큼 짜증이 났었다. 아이들이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계속 실랑이를 벌이는 탓에 매섭게 소리를 질러서 단이를 결국 울리고 말았다. 아이들도 집을 떠나온 지 며칠째 돼가자 피로가 쌓였던 거 같고 무엇보다도 우린 배가 고팠던 거 같다. 허기를 채우고 난 뒤, 벼르고 별렀던 서점으로 갔다. 들어서자마자 마음에 평온을 되찾는가 싶더니, 서점 안 카페에서 시킨 라떼를 한 모금 들이키자마자 왜 굳이 여기까지 온 것일까 하고 스멀스멀 올라오던 의구심이 올 수밖에 없었다는 당위성으로 바뀌었다. 아이들도 금세 신이 나서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언젠가 여행지에서 사는 책이 좋은 추억이자 기념품이 될 수 있다고 추천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은 서점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장거리 운전을 하게 되면 차라는 공간에 갇혀 싫으나 좋으나 함께 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인 경우엔 좋은 점이 더 많다. 단이가 자기는 모차르트보다 베토벤을 더 좋아하는 데 그 이유는 베토벤이 베지터블 (vegetalbe)과 발음이 더 비슷해서이고 (응?), 언니가 좋아하는 가수 잔나비의 뜻은 나비의 종류가 아니라 (응?) 원숭이를 뜻하는 우리말이라는 것도 다 오늘 차 안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