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오나요?

by Oroxiweol

답답했다.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달리기를 하면서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오늘따라 그 문장이 너무나 티 없이 맑게 느껴졌다.

정말로 악의를 찾으래야 단 한구석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문장.


'정말로 웃으면 복이 오는 게 맞을까?'


'웃으며 살다 보니 시간이 흘러 복도 오는 시기가 온 걸까'


시끄럽고 짜증 나는 마음을 진정시켜 보려고 나간 달리기였는데,

그 문장이 머릿속에 꽂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상황이 이래저래 좋지 않다 보니 괜히 죄 없는 문장한테도 짜증이 날 수 있구나. 싶었다.

매일 아침, 샤워하다가도 미소를 지어 보였었다.

낯선 이들을 만나도 먼저 웃으며 다가가 인사하려고 노력했었다.

나름 잘 웃는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웃으면 복이 온다니깐.

아무래도 복을 바라고 웃어서 그런 건가?....

근데 그걸 바라고 웃는 게 그렇게 잘못인 걸까?...


잘해보려고 고개를 내밀면 '아직 네 차례가 아니야.'라며 내 고개를 다시 땅으로 밀어 넣는 기분.

'오늘도 파이팅 해보자!'라며 하루를 시작해 봐도 '누구 마음대로?!'라며 끈질기게 나를 괴롭히는 기분.

잘 넘어가는가 싶다가도, 잘 지나가는가 싶다가도 자꾸 누군가 내 앞을 가로막고 발을 걸었다.

'대체 나를 괴롭히는 너는 누구냐!!!!!'

아무리 속으로 소리를 지르고, 뜨거운 것들로 가슴속을 데어봐도, 뾰족한 수는 없었다.

인두로 지진 듯한 돌덩이를 가슴에 안고, 우선 당장 눈앞의 삶을 사는 거다.


달리고 집에 돌아와 나를 짜증 나게 했던 그 문장의 유래를 찾아봤다.

궁금했다. 누가, 어디서, 언제부터 이 문장을 사용하기 시작한 거였는지.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

-웃는 문으로 만복이 들어옴.


그 문장을 뜻하는 고사성어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리고 어디서는 또 설명한다.

웃음은 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복이 오게 하는 조건이라고.

가짜 웃음도 괜찮으니 많이 웃어서 뇌를 속이라고 한다.

내일부터 더 많이 웃어야겠다.

눈물이 나와도 웃고, 화가 치밀어도 웃고, 짜증이 나서 어쩔 줄 모를 때도 웃고.

내 뇌를 잔뜩 속여서 나에게 복이 넝쿨째로 굴러올 수 있도록 말이다.



20250712_203529.jpg Photo by Oroxiweol.


"웃으면 복이 와요-!"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