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왜왜왜왜왜왜왜.

by Oroxiweol

써야 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생각들은 철로를 이탈한 열차처럼 위태롭게 다른 곳으로 달려가 버린다.


아침이 와서 눈을 떴다. 자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도 같은데, 나는 그것들에 대해 알지 못한다.

꿈속에서 지금은 연락이 끊긴 친구를 본 것도 같은데, 카톡창을 열었다가 조용히 닫고 다시 눈을 감았다.

카톡 목록에조차 그 친구의 이름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옛 친구에 대해 쓰겠다고 결심했다가 이내 말았다.

(옛) 친구에 대해 쓰려니 돌려봐야 하는 기억 속 영상들이 많았다.

그 수많은 영상들이 갑자기 버겁게 느껴졌다. 오랜 옛 친구를 잃은 일은 예전의 나를 잃은 일인 걸까,

내가 앞으로 나아간 일인 걸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때도 분명 좋았지만, 지금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없는 편이 나은 것도 같았다.


써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하다가 떠오르는 것들이 유쾌하지 않은 기억들이라서 짜증이 일었다.

내가 상처 줬던 이들.

내게 상처를 주었던 이들.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일들.

선택하지 않았으면 했던 일들.

미련만 남은 행동들.

어리석었던 지난날.

왜 그때는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었으며,

무슨 생각으로 그 장소에 갔으며,

바보 같이 가벼운 언행에 왜 웃음 지었으며,

왜 곁을 내어주었으며.

왜왜왜왜왜왜왜왜왜.


불행을 적으면 불행이 해소가 되는 건지, 불행을 부르는 건지.

행복을 적으면 행복한 일들만 생겨나는 건지, 소소한 일상을 적으면 인생이 소소해지는 건지.

신도 아니면서 자꾸 신처럼 인생을 살고자 하는 말 같지도 않은 얄팍한 마음이 웃겨.

신조차 완벽하지 않음을 알면서 인생에 오점을 남기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껴.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는 참 피곤한 사람이라는 결론.


글을 쓰고 싶었는데, 오늘은 글 같지도 않은 글로 나를 상처 줬다.

애초에 내게 상처를 준 이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 모든 상처는 내가 나에게, 스스로에게 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오늘만 이렇게 보내고 내일 아침 눈을 떴을때 긍정의 나로 돌아와야지.

세상을 예쁘게 봐주고, 나도 예쁘게 봐줘야지. 그리고 다독여줘야지.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아프지 말고 가야지.



20251024_124909.heic Photo by Oroxiweol.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