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졌어.
하얀 입김이 새어 나와.
사실, 오늘은 별 생각이 없었거든?
근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거짓말처럼 걸어오고 있더라.
발걸음에서 멜로디가 들리는 듯, 일정한 리듬감을 뽐내며 뾱뾱뾱뾱.
추운 겨울에 어울리는, 은은한 모카향이 날 것만 같은 너의 부드러운 머릿결.
동글동글, 윤기 자르르. 잘 볶은 커피콩 같은 귀여운 너의 콧방울.
내 눈에는 그저 귀여운 털 뭉치인데, 털 뭉치 4개로 위풍당당 잘도 서있네.
전에는 엘리베이터 문만 열려도 저 멀리서 달려오더니.
이제는 내가 내릴 때까지 가만히 기다릴 줄도 알고.
오, 저번보다 많이 의젓해졌는걸?
쫑쫑쫑- 걸어와 내 발치에서 코 인사 한번, 내 손을 탐색하며 인사 두 번.
세상에, 인사를 두 번이나 해주다니. 덕분이야-!
하루를 기분 좋게 웃으며 시작할 수 있겠어.
호두야.
온 세상이 모두 너와 같으면 좋겠다.
발로 한 번, 손으로 한 번. 내키면 포옹도 좋아!
귀엽게 인사를 두 번씩 하며 서로 안부를 묻고.
존재만으로도 그냥 미소 짓게 되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
추운 겨울이지만 마음이 따뜻함으로 꽉 차서 두꺼운 외투 따위 필요 없는 그런 세상.
근데, 나 역시 누군가에게 너 같은 존재는 아니겠지?....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