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 당일에도 허리가 이상하기는 했다.
평소보다 과한 운동량이 피로도를 쌓아왔던 건지, 열정이 내 몸을 따라오지 못했던 건지.
시합 전날 저녁부터 허리 디스크처럼 아팠다. 이를 닦을 때도 찌릿했고, 누웠다가 일어날 때도 뻐근하고 욱신거려 허리를 부여잡고 겨우 자리에서 일어나야만 했다. 아니나 다를까 불편한 통증은 시합 당일에도 이어졌다. 티는 내지 않았지만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그야말로 선수가 아닌 나는, 엄청난 시합도 아닌 오늘을 보내고 '허리가 잘못되면 어쩌지?' '괜히 이거 끝내고 병만 얻는 거 아니야?' 생각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당연히 시합을 하는 그 몇 분 동안은 아픈 줄 몰랐다. 그렇게 옆구리를 맞고 몸통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시합을 끝낸 그날 밤. 다음날 아침이 오는 일이 살짝 걱정이 됐다.
눈을 떴다.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통증이 더 심해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반갑지 않은 통증은 떠나지 않고 있었고, 월요일에 더는 지체하지 않고 바로 정형외과를 찾았다.
"허리가 건강하지는 않네요. 디스크는 아니지만 평소 허리 관리 잘하세요."
엑스레이를 찍지 않았고 증상을 말하니 의사가 물리치료와 근육 이완제, 염증 안화제 약을 처방해 주었다.
걱정했던 '병명'을 얻은 건 아니라서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의사가 내려준 처방전 종이를 들고 물리치료실인 2층으로 올라갔다. 물리치료사가 허리를 치료해 주며 말했다.
"허리가 많이 뻣뻣하네요. 약간 골반 전방경사도 있고. 풀어주고 '데드 버그'라는 스트레칭 알려줄 테니 집에서 자주 해주세요."
물리치료사의 팔꿈치가 나의 골반과 허리 어딘가를 눌러가며 풀어주는데 너무 시원해서 눈물이 다 나올 뻔했다. 도대체 나의 골반들은 사이가 얼마나 좋은 건지, 서로 딱 붙어있었던 게 느껴질 정도였다.
킥복싱을 할 때도 항상 상체가 뻣뻣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 그래서 동작도 더 유연하게 안 나오고, 자세도 별로였다. 그냥 나의 상반신이 전체적으로 문제인 건가... 스스로 경직되어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지만 그런 좋지 않은 자세가 여기저기 영향을 미치니 답답했다. 알려준 데드 버그 자세가 어색해서 쉽지 않았다. 몸이 부드러웠으면 좋겠다. 자세도 정직했으면 좋겠다. 치료를 받으며 그런 생각뿐이었다.
다행히 처방받은 약과 물리치료를 3일 동안 꾸준히 받으니 많이 좋아졌다. 그 이상 병원을 찾지 않고 체육관으로 향할 수 있었다. 좋지 않은 동작과 바르지 않은 자세가 쌓이면 고스란히 결과로 이어지는 정직한 몸. 재밌는 운동을 가능한 오래 지속하며 건강을 유지하려면 불편한 것들도 행해야 하는 법이다.
여기서 말하는 불편함이란 재미없고 어색한 스트레칭으로 굳은 근육들을 풀어주고, 운동 후에 마사지도 꾸준히 해주는 것들을 이야기한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몸의 유연함을 위해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귀찮아서 생략해 온 던 것들이다. 시합이 끝나고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지만 그 덕에 크게 다치지 않고 다시 나의 몸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좋아하는 운동을 더 오래 지속하기 위하여-!
오늘도 폼롤러에 몸을 굴려보고 우스꽝스럽지만 요상한 자세로 근육들을 풀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