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반이 지나갔다.
솔직해지로 했으니 솔직하기로 했다.
지난 15일을 돌아보자니 너무 한심하게 보냈다.
손을 들어 손가락을 움직여 펜을 집어 올리고 마디마디의 근육을 이용해 하얀 종이 위에 무언가를 적어내는 행위가 부쩍 줄었다. 그 행위가 줄었다는 의미는 이미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다. 하루하루를 막살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쓸데없이 계획을 나열한 종이만 썼다 찢었다 썼다 찢었다 의미 없고 지키지도 않는 다짐들만 주욱 써 내려간다. 쓸 때는 마음이 편하다. 그런 행동은 그저 마음의 죄책감을 덜기 위함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지금 계획을 세우고 있는 거야. 이 완벽한 계획만 다 적고 나면 이제 진짜 시작이야. 이대로만 하면 문제없어.'
문제가 있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작은 성공을 쌓고 쌓아서 자신감 있는 하루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건 뭐 매일 기상 시간부터 계획과 다르니 작은 실패만 축적하고 있다.
근래, 심각한 상황을 인지했다. 계획을 적으면서도 멍한 나를 발견했다. 그래도 보통은 어떤 의지와 희망을 가지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자 하루는 열심히 사는데...
뇌가 반으로 갈려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려왔다.
'그래, 이대로 해보자 제발'
'이건 써봤자 뭐 하냐. 지키지도 않을 텐데'
나는 나의 젊음을 얼마나 죽이고 있는 걸까. 죽이고 죽이다 못해 내가 나를 죽이고 있는 건 아닐까.
멀리 보자니 도통 모르겠고, 눈앞을 보자니 갑갑하다. 마치 시간이라는 거대한 젠가가 머리 위에서 점점 나를 조여 오는 것 같다. 오늘도 기다리던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내일 아침 눈을 떠 책상 앞에 앉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