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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May 22. 2023

내 속의 '나'를 만나러 갑니다

글쓰기를 하면 나 자신을 알 수 있다고 해요. 글쓰기의 유익 중 하나죠. 나를 알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지만 나를 모르고 살면 괴롭습니다. 같은 집에 사는 가족, 한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가 어떠한 사람인지 알지 못하면 지내는 동안 자꾸 부딪힙니다. 하물며 24시간, 365일, 평생 데리고 살아야 할, 떼려야 뗄 수 없는 자신을 알지 못한 채 산다면 얼마나 힘들까요.

 

나를 알아가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전 글쓰기를 권합니다. 철저히 나만을 위한 글을 쓰는 것으로 시작해야 해요. 다른 이를 염두하기 시작하면 시선이 분산됩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타인을 신경 쓰느라 우린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나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나에게 온 감각을 집중해 보세요. 처음엔 잘 되지 않을 겁니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듯, 알 듯 모를 듯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장 쉽게 시작하는 일, 일기가 방법입니다. 매일 무엇을 했는지 적으면서 동시에 나의 감정도 써 내려갑니다. '내가 이런 인간인 줄 몰랐네. 계획한 일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정신줄을 놓는구나. 이럴 땐 숨을 고르고 혼자 생각을 정리하는 게 필요해. 달달한 커피도 기분 전환하는데 좋군. 이럴 때 기분이 좋아. 이런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를 얻고. 하지만 00 같은 사람하고 시간을 보내고 나면 기운을 탈탈 털리는 듯해.' 이렇게 쓰고 나면 나라는 존재의 사용법을 알게 되죠. 슬프고 우울할 때 어쩔 줄 몰라 헤매거나 속상하지 않을 수 있어요. 


아는 만큼 보이고 알면 더 사랑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못난 나를 마주하는 건 결코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이 세워놓은 기준에 닿지 못한다고 생각할수록 더 그렇습니다. 이 과정이 힘겨워서 회피하는 이들도 있어요. 나를 맞닥뜨릴지, 회피할지는 모두 자기의 선택이에요.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순간만 넘기면 다음부터는 자신을 알고 사랑하고 보듬을 수 있다는 겁니다. 못난 나를 탓하기보다 이해하게 됩니다. 무조건 열심을 내는 게 최선인 걸로 착각하지 않을 수 있어요. 지치도록 달리다가 번아웃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아무 생각 없이 자고 나면 기분이 말끔해지면서 문제를 해결할 에너지가 생긴다는 것도 나를 알게 되면서 얻은 수확이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도 사랑하기 힘듭니다. '내 몸을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도 있잖아요. 끊임없이 자기를 미워하는 사람은 타인과도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가장 큰 성공과 행복은 좋은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해요. 자기 연민, 자기 비하, 자기혐오에 빠진 사람이 풍기는 부정적인 에너지는 알게 모르게 주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사람들이 슬금슬금 떠나가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죠.

 

우린 세상을 알기 위해 애씁니다. 돈 버는 방법, 성공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태평양 같은 정보의 바다에서 양질의 정보 하나 얻으려 온 힘을 다하죠. 그런데 정작 나를 알지 못하면 그 모든 게 무슨 소용 있을까요. 세상에 다른 이들이 말하는 노하우가 내게, 내 삶에 적합한 방법인지 알아야 적용도 가능합니다. 나를 알아야 한다는 건, 그래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일이고 그러기 위해 글을 써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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