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6
욕심만큼 매일 해야 하는 루틴이 늘어난다. 루틴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루틴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지쳐서 큰 보상을 요구한다. 루틴 일과를 다 했으니 오늘은 유튜브를 실컷 봐야겠어, 보고 싶은 책을 마음껏 볼 거야. 드라마도 볼까. 그것도 공부잖아?!
이렇게 나를 설득하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이러다 보면 규칙적인 루틴 외에 특정한 날짜까지 처리해야 하는 일들은 우선순위에서 자꾸 밀려난다. 심지어 보상시스템에서도 밀려난다. 그런 하루를 며칠 정도 쌓아가다 보면 오늘 같은 일이 발생한다. 마감을 하느라 일상의 루틴을 느슨하게 포기하는 순간이 나타난다. 취침 습관이나 <생존 기록> 업데이트처럼 매일 해야 하는 일부터 느슨해지기 시작한다. 여전히 시간관리에 부족함을 느끼고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우선순위 선택과 배열에 머뭇거리게 된다.
그래서 오늘 <생존 기록>은 새벽 1시 정도에 발행될 예정이다. 자정 전 11시 59분에 발행 버튼을 누르는 스릴(?)을 즐기던 내가 어느 순간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 결국 날짜가 바뀌고 나서야 발행 버튼을 눌렀다. 5개월 동안 한 번도 자정을 넘기지 않았는데 자정을 한 번 넘기고 나니 그 뒤부터는 새벽 업데이트가 빈번히 나타났다. 이번 주에만 세 번째다.
아마 예전의 나였다면 두 번이나 늦게 발행했음을 이유로 <생존 기록> 발행을 내일로 미루었을 것이다. 어쩌면 며칠, 몇 주간 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잠들기 전까지라도 발행을 마치자고 자신을 설득했다. 원래 오늘 <생존 기록>은 지난 5개월을 분석하고 반성하는 포스팅을 진행하려 했다. 분기마다 진행했으니 미리 일정을 당겨와 오늘 포스팅 내용으로 삼으려 했다. 결국 중간 평가는 오늘의 자기반성으로 귀결되었다.
그래도 괜찮다. 그럼에도 공개적으로 자기반성을 하고 발행 버튼을 누를 것이다. 오늘 할 일을 오늘 해내야-자정이 지나 날짜가 바뀌었더라도- 내일 다시 루틴을 찾을 수 있다. 올해는 나한테 지지 않을 것이다. 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