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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Jun 22. 2022

교정, 교열  -진짜 최종고를 향한 편집의 여정

2022.06.21

"최종"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는 파일을 확인할 때는 언제나 긴장된다. 2교를 마친 원고를 저자들이 확인하고 수정을 요청해 출판사가 작업을 마치고 최종본 원고를 보내온 것이다. 방금까지 출판할 최종본 원고를 확인했다. 반복해서 원고를 확인하다 <생존기록>도 못 쓰고 잠들게 될까 봐 브런치 창을 먼저 열었다.



내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발간할 책은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일종의 편집자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번에도 여러 명의 저자와 함께하는 프로젝트다. 원고 취합부터 출판사와의 소통, 교열 과정의 교차 확인의 지난한 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최종본(?) 원고를 확인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최종본 원고에서도 수정할 것들이 발견된다. 2교를 마친 원고를 여러 명의 저자가 함께 확인한 것인데도 언제나, 늘, 교열할 거리는 발견된다. 인쇄소에서 갓 나온 뜨끈한 책을 펼쳐 볼 때도 마찬가지다. 3교를 마치고 최종의 최종, 진짜 마지막 파일까지 넘긴 상황에서도 오탈자와 비문은 발견된다. 수십 쇄가 넘어간 책을 펼쳐볼 때에도 마찬가지다. 완전하고 완벽한 최종고란 상상에서나 존재한다.



교정과 교열 과정은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맞춤법과 문장을 확인하는 것, 원고의 내용과 방향을 확인하는 것, 편집과 디자인을 확인하는 것. 맞춤법이 교열자의 영역이라면 내용과 분량, 원고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것은 편집자의 영역이다. 디자인이 들어간 원고의 편집과 목차, 페이지, 출처, 저자 표기, 그림과 이미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영역이긴 하지만 최종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사람은 저자와 편집자다. 최종본 파일은 영역을 나누지 않고 관계자가 모두 교차 체크한 것이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저자가 한 번 더 보고 확인하고 더 이상 수정할 것이 없으면 편집자가 최종 확인하고 진짜 최종고가 되어 인쇄 단계로 넘어간다.  



이번에는 일종의 지식 출판 프로젝트라 기획단계에서 목차를 구성하고 주제별로 배분하고 취합한 것을 제외하면 편집자 역할이 크게 요구되지 않았다. 교정교열 단계에서도 출판사와 저자의 매개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최종고를 확인하며 서늘해졌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출판사와 다른 저자를 너무 믿었다. 최종고에서 내 원고 부분만 스윽 읽어보고 넘겼다면 아마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이다.



필명이든 본명이든 내 이름이 적힌 책이 나오고 나면 늘 아쉬운 점이 남았다. 인쇄된 이후에는 수정의 기회란 없다. 교정교열 단계에서 충실하지 않으면 오탈자와 비문이 적힌 책들이 내 이름으로 세상을 떠돌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이번 출간 프로젝트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 브런치 업로드를 마치고 한 번 더 꼼꼼하게 보고 진짜_마지막_최종_파일을 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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