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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Jul 19. 2022

마감 증후군

2022.07.18

이번 주에 중요한 공모전이 있지만 그것은 내 사정일 뿐이다. 계약을 한 일들은 마감 일정에 맞춰 끝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해야 할 일들, 계약을 한 일들을 먼저 처리했다. 그 일들을 처리하고 시간을 보니 오후 4시였다.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는 일과도 꾸역꾸역 했다. 영어문장을 외우고 쪼개서 하는 독서도 마저 했다. 그러고 나니 어느새 저녁이었다.



공모전이 며칠 남아있기 때문일까 신기하게도 해야 할 일은 늘어나고 투입 시간 대비 산출량은 줄어들었다. 그동안 공부하고 도입하던 수많은 생산성 향상 팁과 도구들이 무용지물이 된 것 같았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해야 할 일을 무의식적으로 더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집중할 것을 선택하고 하던 일을 줄여도 모자랄 때에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아이디어를 얻겠다고, 더 좋은 것을 제출하고 싶다고 지난주부터 두꺼운 작법서도 추가로 읽고 있다. 새로운 작법서를 읽는 것보다 지금 쓰고 있는 것을 마무리하고 여러 차례 퇴고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것임을 알면서도 정작 시간을 더 투하해야 하는 것보다 다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종의 마감 증후군이다. 주요한 마감을 앞두고 딴짓을 하고,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에 시간을 투하한다. 마감을 앞둔 그 일을 제외한 모든 일에 호기심이 솟구치고 무얼 하든 재미있어진다. 뜬금없이 기본서를 다시 읽는다거나 영어공부에 갑자기 열을 올린다거나. 이럴 때에는 다른 목표에 집중하거나 열성을 보이기보다 일단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미 세워놓은 계획표를 더 세세하게 작성했다. 어릴 때 방학마다 하던 하루 시간표를 짜듯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넣고 그 사이에 촘촘하게 계획을 세웠다. 딴짓을 하려는 나를 어르고 달래려면 자율성을 제약하는 수밖에 없다. 알람이 울리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덮고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기로 결정했다. 오전과 오후 시간에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저녁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게 될까 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어도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각종 영양제와 피로회복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마감 증후군은 일종의 도피성 심리다. 스스로에게 목표의식을 과도하게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기회지만 일상의 업무처럼 하려고 노력 중이다. 긴장하지 말고 회피하지 말자. 나는 이미 준비되어있다고 말하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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