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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Aug 10. 2022

일상의 플레이리스트

2022.08.10

음악이 들리는 순간, 진공 상태였던 공간에 갑자기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일상의 플레이리스트는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있게 만들고 장거리 드라이브에 활력을 준다. 



차량에 cd플레이어가 있어 인디밴드 앨범을 듣기도 하고 가지고 있던 앨범들을 돌아가며 틀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내가 고른 노래보다 유튜브의 플레이리스트를 누르게 된다. 리스트를 만드느라 고심하지 않아도 되고 앨범을 이고 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이미 들었던 음악만 반복해서 듣기보다 예상하지 못한 곡을 발견하는 기쁨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전문 플레이리스트 채널 몇 곳을 구독하며 선곡이라는 노동 없이 썸네일과 제목만으로 분위기를 골라내는 중이다. 



인테리어 사진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 모니터 배경화면에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채널인 <essential;>이 떠 있길래, 누가 먼저 시작한 것인지 진지하게 궁금한 적이 있었다. 감각적인 썸네일로 유명하다 보니 배경화면으로 일종의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할 정도다. 그 채널의 플레이리스트를 돌려가며 듣는 중이다. 최근 자주 듣는 플레이리스트는 '휴양지에서 듣는 나른한 melody'다.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채널 <마음을통닭통닭>, <TurningPont Music>, <아 퇴사하고싶다>, <리플레이LEEPLAY>, <Blue rain>, <원플리 Oneplaylist>, <때껄룩>도 추천한다. 재즈와 뉴에이지 플레이리스트를 찾는다면 <by the way>를 추천한다. 플레이리스트 채널마다 특색이 있으니 골라 듣는 재미와 썸네일 보는 재미가 있다. 분위기를 검색하고 싶다면 그 분위기와 어울리는 시간대(새벽, 노을, 석양 등), 날씨 (비, 눈, 안개, 습한, 추운 등), 기분 (우울, 두근, 발랄, 뽀송 등), 상황 (헤어졌을 때, 여행 중, 드라이브 등), 장르(시티팝, 크리스마스 캐럴, 뉴에이지, 재즈, 힙합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고 옆에 플레이리스트를 붙여 검색하면 된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틀어놓는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지브리 ost나 뮤지컬, 영화음악 ostf를 주로 틀어놓는다. 가사 없는 드라마 경음악을 듣기도 하고 아예 클래식 리스트를 틀어놓는다. 모차르트나 바흐, 라흐마니노프 리스트가 개인적으로는 집중력 향상(?)에 도움되었다. 장작 타는 소리나 빗소리 asmr도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게 해 준다.



몸이 축축 늘어지는 상황에 어떻게든 하루의 일과를 마치려고 틀어놓는 노동요도 있다. 노동요는 언제나 케이팝이다. 파워풀한 비트의 곡을 모아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들썩이며 노동의 고통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다. 나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한 때 노동요 버전으로 1.5배속으로 빨리 돌린 플레이리스트가 유행하기도 했다. 단순 반복 업무 등에 활용하기 좋으며 지쳐버릴 대로 지친 퇴근길을 나름 온전한 정신으로 귀가하게 하는데 도움된다. 장거리 운전으로 어깨와 허리가 아플 때에도 추천한다. 어깨와 허리의 뭉친 근육이 말랑말랑 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추억을 떠올리고 싶다고 중고등학교, 대학교 때 유행하던 케이팝을 튼 순간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과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곳에 대한 향수(?)가 몰려올 수 있으니 차라리 지금 유행하는 케이팝을 추천한다. 



노동요와는 약간 다르게 뭔가 마음을 고양시켜야 할 때가 있다. 동기부여 의지가 며칠째 바닥이 났다면 동기부여 콘텐츠를 찾아보는 것이 도움된다. 하지만 회피욕구도 극에 달한 상황이기에 동기부여 콘텐츠 중독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 때에는 동기부여 콘텐츠에 자주 사용되는 전용 배경음악을 듣는 것이 콘텐츠 중독을 방지함과 동시에 마음을 끌어올릴 수 있다. 유튜브에서 동기부여 음악으로 추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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