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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Oct 11. 2022

프로젝트 웃으며 완주하기

2022.10.06-07

금요일 오후, 삼삼오오 청년인문실험 프로그램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인문실험 멘토링 데이 참여를 제안하는 전화였다. 멘토링을 요청한 팀들은 저마다 요청하는 내용이 달랐다. 팀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의 태업과 업무분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아직 멘토링 데이가 열리지 않았지만, 고민하는 내용을 보니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들이 떠올랐다.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사람들이 사라진다.

프로젝트를 여러 차례 기획하고 진행하며 공통적으로 깨달은 유일한 명제는 단 하나였다. 언제, 누구와 어떤 프로젝트를 했는지와 관계없었다. 결과가 성공적이었든 아니든 반드시 누군가 사라진다. 사라지지 않더라도 태업을 하거나 맡은 일을 수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와 책임을 분담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프로젝트 기획자나 리더는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누군가는 반드시 잠수를 타거나 태업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대체인력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프로젝트 단계별로 팀원이 사라졌을 때 대처방안이 달라지므로, 기획단계, 운영단계, 창출 단계, 평가 단계별로 대응전략을 수립해두어야 한다. 기획단계에서는 미리 고려해둔 대체인력으로 충원하고 운영과 창출 단계에서는 기존 팀원들을 재배치하며 담당 업무를 바꿔주고 업무량을 조절해야 한다. 지출 관련 영수증, 서류 관리는 담당자가 따로 있더라도 반드시 리더가 챙겨야 한다. 프로젝트를 평가받고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때, 남아있는 이가 적을 수 있다. 그때는 어쩔 수 없다. 리더가 최종 책임을 지고 마무리를 해야 한다. 처음부터 결과보고서 작성은 리더가 한다고 업무분담을 해두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사라지는 사람을 줄이는 방법, 각자의 야망과 욕망을 이해하자

프로젝트 구성원은 모두 욕망과 야망을 가진 인간이다. 팀원의 욕망과 야망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끌고 가려면 성과(수익, 점수, 수상 등), 명예(스펙), 보람, 관계라는 네 가지 중 하나는 충족시켜줘야 한다. 가장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 그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프로젝트를 함께 기획하고 준비하더라도 각자 다른 목표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창업이든 공익 프로젝트든, 학교 수업시간에 하는 팀플이든 마찬가지다.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 역시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다. 동일인이라도 상황마다 프로젝트마다 그의 욕구 피라미드는 달라진다. 매슬로우가 설명한 것처럼  욕구가 계층적 성격을 갖지 않는다. 하위층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 욕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여러 욕구를 추구하기도 한다.



리더는 팀원의 욕구를 이해한 뒤,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업무 배분만큼이나 중요하다. 관계를 중시하는 팀원이라면 사적으로 커피라도 사주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리더가 프로젝트에 쓰는 시간에는 이런 개인적인 일정도 포함시켜야 한다. 회식이나 워크숍 프로그램과 일정을 기획하는 일을 담당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무리 공익 프로젝트라 해도 실비는 지원해줘야 한다. 각자 사비를 쓰며 활동하게 만들면 안 된다. 각종 지자체나 단체의 지원사업이나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에서 펀딩 받아 현실적인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예산을 계획할 때 반드시 예비비를 책정하고 준비해두어야 한다.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도 성과관리에 중요하다. sns 브런치 등에 프로젝트 활동상을 정리해두면 팀원이 이를 활동 스펙으로 사용할  있다. 어디에라도 기록해두어야 한다. 종이 자료집 보다는 온라인으로 기록해둬야 활용하기 좋다. 자료집 제작에 예산을 배분했다면 ISBN 발급받아 책으로 출간하자. 1 출판사를 등록해서 출간할  있고 자비출판 플랫폼을 활용할 수도 있으니 예산만 쓰지 말고 출간을 통해 프로젝트의 성과, 팀원의 성과를 관리하자. 프로젝트를 완주했는데 성과마저 남지 않는다면 관계  아니라 모든 것이 무너진다. 관계가 무너져도 성과는 을 수 있게 만들자. 대부분 프로젝트는 성과로 기억된다.


 

당신이 프로젝트의 리더라면 어쩔 수 없다.

누군가 사라질 것이라 예상하고 준비했다 하더라도 실제로 경험하게 되면 지치게 된다. 팀원들도 동요하고 목표나 성과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 인간적인 배신감도 몰려온다. 도망간 사람의 업무까지 맡아서 하다 보면 프로젝트가 끝난 뒤 오랜 번아웃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빨리 목표를 수정하고 팀원의 업무 재조정을 시작하자. 욕심 버리고 완주를 목표로 해야한다. 다 괜찮다고 위로하고 싶지만, 리더라면 이 악물고 완주할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를 웃으며 완주하는 것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걸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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