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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Aug 24. 2022

1mm씩 앞으로 나아가요

2022.08.23

지난주 일요일 비대면 스터디 모임을 하다 일주일에 1번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고 싶다고 말했다. 과제 마감시간인 토요일 자정에 아슬아슬하게 맞춰 제출하면서도 나는 더 많은 과제와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원한다고 노트북 카메라를 보며 고백(?)했다.



"매일 의미 있게 보내기는 힘들죠."

스터디원 역시 자신의 카메라를 보며 공감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의 계획을 공유하고 실행 여부를 체크하는 생활스터디까지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생활 스터디 2일 차, 우리는 각자의 무기력증과 싸우고 있다. 한 작품을 마치고 나면 주기적으로 무기력증이 찾아온다. 새로운 그분이 내려오기 전까지 때로는 나태하게, 초조하게 하루를 겨우겨우 채우게 된다. 매일 일정 분량을 채워 쓰는 웹소설 외에도 스터디 원고 과제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전히 그분은 찾아오지 않고 있다.



로그라인이라도 떠올려보자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다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새로운 공간이 새로운 영감을 불러오리라는 기대를 품고 굳이 파주까지 운전해 갔다. 언젠가 가보겠다고 저장해놓은 카페 사진   공간에 기어이 도착했다. '더티 트렁크'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새로운 공간이 주는 신선함을 느긋하게 즐겼다. 돌아갈 시간이 됐지만 영감은 오지 않았다. 대신 관광객 마인드가 발동했다.   길을 왔으니 다른 카페도 들려야겠다는 마음으로 기어이 근처의 다른 카페까지 들렸다가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깨달았다. 나에게는 새로운 공간이 주는 즐거움보다 하루하루를 우직하게 보낼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글쓰기가 불러온 불규칙한 수면 패턴 덕에 체력이 바닥을 치고 있었다. 나도 그 친구도. 그럼에도 우리는 생활스터디를 이어가기 위해, 건강하고 성실한 매일을 언젠가 되찾기 위해, 서로를 달랬다. 체력에 지지 말자고 잠 못 드는 새벽에 지지 말자고 1mm씩이라도 나아가자고 메시지를 보내고 바닥에 대자로 누워 아이패드로 원고를 읽었다. 웹소설 세이브 원고를 작성하고 스터디 과제를 위해 작품을 읽고 분석했다. 이미 계획한 취침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그래도 우리는 어제보다 1mm라도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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