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살이 그림책으로 입문하기, 그림책으로 인문하기
상상공작소는 2019년, 학교 정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며 시작되었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며 길 건너편 도장가게에 눈을 떼지 못했다. 눈을 떼면 단체를 만들겠다는 결심이 흔들릴 것 같아 차마 눈을 떼지 못했다. 뛰어가 단체 직인을 만들고 세미나실로 돌아와 단체 정관을 만들기 시작했다.
사회정의시민행동 시민단체와 함께 탈북 대학생을 위한 통일멘토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도 단체를 직접 만들 생각은 없었다. 2018년에 진행한 <다문화시대, 찾아가는 시민학교> 프로젝트를 탈북민 청년 프로젝트로 이어간다는 생각으로 1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시민단체에서 사무국 사무실과 강연자들에게 지급할 강연비를 지원해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강연 형식의 멘토링 프로그램에 강사를 섭외하기 어려웠다. 봉사활동 개념으로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겨우 진행할 수 있었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과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선 안정적인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는 시간이었다.
펀딩을 받기 위해 각종 공모전 프로젝트를 찾아보니 청년단체와 신생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민단체보다 직접 청년단체를 설립해 운영한다면 더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서도 게으름과 일종의 미루기로 인해 실제 걸음을 내딛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세미나실에 앉아 조교 업무를 하다 보니 가슴이 답답해왔다. 내 이름이 남을, 내가 온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하는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계속 떠올랐다. 대학원 건물을 나와 정문에 서니 길 건너편 도장가게가 멀찍이 보였다.
청년의 모든 상상을 응원합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청년이 상상합니다.
내 마음속에 언제부턴가 떠오르기 시작한 문장들이 있었다. 그 순간 다시 이 문장들이 떠올랐고 도장가게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문장은 단체가 되었다.
직인을 만들고 돌아와 임의단체 등록에 필요한 목록을 정리했다. 정관, 회원 리스트, 주소지, 대표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했다. 사회정의시민행동 시민단체의 정관은 상상공작소 정관을 작성하는데 매우 좋은 래퍼런스가 되었고 각종 프로젝트를 경험한 나의 이력은 단체 설립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친구와 후배, 동생들이 단체의 초대 회원이 되었다.
단체 설립 이후 시민단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들어가고 북에서 온 작가님을 만나 '치유글쓰기 공작소'를 기획하였다. 치유글쓰기 공작소로 삼삼오오 청년인문실험을 진행하고 미국 국제공화주의연구소(IRI) 펀딩을 받아 통일멘토 프로젝트를 확장하여 운영하며 2019년과 2020년 상반기를 보냈다.
상상공작소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청년이 상상합니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주로 공익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청년과 공익, 인문과 공익 프로그램을 기획해 활동하면서 활동 범위를 청년-인문프로그램으로 확장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 대한 상상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상상을 응원하는 일을 시작하고 싶었다.
우리의 이야기를 우리가 직접 소리내어 기록하고 세상에 공유하고 싶었다.
내 주위에는 작가로 책을 출간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작품을 전시회에 선 보이고 싶어 하는 지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수익을 고려해야 하는 기성 출판사는 완성된 원고 혹은 완성된 작가만을 찾기 때문에 모두 마음 깊은 곳 꿈으로만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어느 날 먼 산을 바라보며 이유 없이 서글퍼질 때마다 이 꿈들이 생각난다고 했다.
2019년 삼삼오오 청년 인문 실험을 통해 한 번씩 떠오르는 꿈, 가슴을 뛰게 했던 상상을 직접 실험해보고 시도하며 사는 또래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들을 보며 앞으로는 더 이상 상상에만 그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내 상상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상상도 함께 실현해가고 싶었다.
날씨 좋은 날, 한적한 카페의 루프탑에 앉아 아직 설립하지 않은 내 출판사가 출간해 나갈 책들을 그렸다. 그때마다 몇 년 전에 책을 출간하며 만난 출판사 대표가 부러워 치킨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던 어느 여름날 치킨집의 습도와 소리가 떠올랐다.
이유 없이 서글퍼지지 않으려면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활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결국 어딘가에 자신의 활자를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활자를 읽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언젠가 다른 사람의 활자도 자신이 기록하고 싶어 진다.
활자를 많이 삼킬수록 몸 안에 쌓인다.
쌓이고 쌓여서 몸에서 계속 흐르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결국 밖으로 나온다.
활자를 책으로 바꾸는 작업을 3년 정도 진행하다 보니 내 출판사에서 다른 사람의 활자와 그림들을 책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싶어 졌다. 2017년, 필명으로 옴니버스 에세이를 출간한 경험은 매년 책을 기획하고 출간하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2018년, 학부 수업으로 <다문화 시대 , 찾아가는 시민학교>를 기획해 진행하며 책 출간을 제안했다. 이 수업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를 책으로 출간하겠다고 호기롭게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 책 출간으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그 강의실에서 내가 유일했다. 20학점 가까이 듣는 학부생들을 어르고 달래 다음(Daum) 스토리펀딩 연재를 진행하며 학기말까지 각 프로젝트 팀 최종보고서를 원고로 받아냈다. 방학 때에는 학생들이 제출한 최종보고서를 출력해 들고 다니며 교정 작업을 진행했다. 출판 기획안을 작성해 원고와 함께 학교 출판사에 제안했지만 내 제안 이메일과 파일은 한 달 동안 학교 출판사 직원의 컴퓨터에 잠들어 있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접한 뒤 다른 출판사와 컨택하기 위해 해당 카테고리의 도서를 출간한 출판사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곳으로 이메일로 원고와 기획안을 보냈다. 두 곳의 출판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편집 작업을 마친 뒤 책은 세상에 드디어 나올 수 있었다.
2019년에는 공동 프로젝트로 유튜브 콘텐츠를 분석하는 원고 작업을 했다. 또다시 밤을 새우는 날들이 이어졌지만 빳빳한 새 책 냄새를 맡는 순간 언제나 과거의 고통은 미화됐다. 책 출간 회식 자리에서 진행된 출판사 대표와의 대화는 매우 흥미로웠다. 다른 저자들은 각자의 이야기에 바빴지만 나는 출판사 대표에게 출판 프로세스와 마케팅 이야기를 묻느라 테이블에 놓인 치킨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출판사를 차려야겠다는 마음이 심어진 날이었다.
동시에 다른 책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의 시대정신으로 정치사상사를 다시 해제하고 읽어보는 프로젝트였다. <시대에 갇힌 철학자들>을 기획하며 집필진을 모았다. 동양과 서양사상사를 나누고 서양 정치사상은 고대-근대-현대로 나누어 대표적인 정치철학자를 택해 그들의 저서를 다시 읽고 우리의 글로 다시 썼다.
프로젝트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우수 출판콘텐츠 공모전에 도전했는데 마감을 맞추려고 원고를 쓰다 보니 책 원고의 70% 정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때 나온 원고를 브런치 매거진에 연재하며 좀 더 가다듬는 작업을 진행했다. 당시 <시대에 갇힌 철학자들> 브런치 매거진 글을 보고 출판사가 출간 제안을 해왔다. 다른 출판사도 관심을 보였지만 브런치를 보고 연락해온 출판사가 우리 콘텐츠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시대에 갇힌 철학자들>은 <평등은 미래진행형>으로 출간됐다. 2019년 후반기와 2020년 상반기는 <평등은 미래진행형> 원고 작업을 하며 보냈다.
머릿속에서 한 번 심어진 생각은 언제고 다시 고개를 치켜든다. 그리고 우리를 서글프게 만든다.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다 한적한 카페 루프탑에 앉아 자외선을 쐬다 보면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밤새 작업을 하고 사람에 지치는 날들이 뻔히 보이는데도 다시 가슴이 뛴다. 출판사를 세우고 출판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마음만 먹었을 뿐인데 가슴이 다시 뛰었다.
출판사를 설립한다면 우리 세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청춘이라는 단어는 그 단어에서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할 때 더 반짝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청년단체를 만들고 청년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피천득의 '오월'은 언제나 내 마음에 남아있었다. 오월의 한가운데가 아닌, 그 시기를 점점 지나가는 게 느껴질 때면 그 글이 떠올랐다. 청년을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말간 청신한 얼굴과 오월에 빗댄 그 글이..
출판사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후 출판사 검색사이트에 들어가 항상 '오월의 얼굴'을 검색했다. 행여 내가 출판사를 차리기 전에 누가 이 이름을 가져갈까 검색할 때면 항상 두근거렸다. 결국 청년인문상상 프로젝트에 기획안을 제출하고 포스터 제작까지 완료한 뒤, 포스터를 세상에 공개하기 직전에 가서야 누가 등록할세라 구청에 뛰어가 신고를 마쳤다.
프로젝트를 동시에 여러 개 진행하다 보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어느샌가 고개를 치켜든 생각과 문장들이 우리를 다시 몽글몽글하게 만들고 그것에 홀린 듯 기획안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프로젝트는 기획과 그 기획을 실현해낼 돈과 사람이 모여야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프로젝트를 여러 차례 경험하며 느낀 점은 기획과 예산이 있으면 사람은 모인다는 것이다. 사람이 모여 기획단계부터 함께하면 좋겠지만 예산이 생길지 아닐지,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태에 함께 위험을 나누어지고 갈 사람은 많지 않다. 이전 프로젝트를 함께 성료 한 동료가 있다면 기획단계부터 함께할 수 있지만 프로젝트를 웃으며 완주하기란, 새로운 프로젝트를 같은 사람들과 함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주로 기획과 펀딩은 묶여서 진행되는데 펀딩을 위해 공모전 기획안을 작성하며 기획이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청년 창작 프로젝트인 그림책공작소 프로젝트 역시 공모전에 기획안을 제출하면서 시작되었다. 삼삼오오 청년인문실험에 참여한 팀을 우대하겠다는 공모전을 발견하고 공모에 지원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마감 4시간 전이었다. 4시간 동안의 초치기 끝에 겨우 기획안을 제출할 수 있었다. 지원 결과를 기다리며 출판사 설립에 필요한 정보를 모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출판문화진흥원의 청년 및 인문프로그램 지원은 삼삼오오인문실험-청년인문상상-생활문화시설 인문프로그램지원 사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국에서 100팀을 선발하는 삼삼오오 청년인문실험에 참여한 사람이나 단체는 다른 후속 사업 지원 시 우대해주기 때문에 다른 공모전이 아닌 이 공모전에 지원하였다.
청년인문상상에 선발된 뒤 워크숍에서 컨설팅을 받았다. 독립출판사와 독립책방을 운영하며 출판을 많이 경험해 본 컨설턴트와 다른 팀 대표들이 모여 서로의 기획과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논의하였다.
예산 지원뿐 아니라 컨설팅, 멘토링을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완주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예산을 일시에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출 발생시마다 출판문화진흥원이 직접 결제한다.
이렇다보니 포스터제작 의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포스터 제작은 예전부터 학교 주변 인쇄업체를 통해 진행해왔다. 의뢰할 때, 포스터 디자인과 컨셉을 명확하게 결정하고 참고할 수 있는 래퍼런스를 제시해야 여러 번 작업하지 않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출판문화진흥원이 지원하는 사업이라 할지라도 신생단체이거나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팀의 프로젝트의 경우, 지원자들이
단체와 프로그램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감을 주는 것은 단체 홈페이지나 SNS 계정, 그리고 포스터다. 모집요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주최와 지원의 주체를 명확히 해야 신뢰감을 줄 수 있다.
포스터 제작이 중요한 다른 한 가지 이유는 배포와 공유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지원방법과 지원조건, 마감 일정 등 모집요강을 하나의 이미지 파일에 담고 있기 때문에 한 장의 사진으로 쉽게 공유되고 배포될 수 있다. 카톡 등의 메신저나 SNS에서도 공유가 쉽고 관련 정보에 대한 저장도 간편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스터 제작은 필수다. 그래서 각종 공모전 사이트는 게시할 때 포스터 파일을 요구한다.
주최 측과 지원단체나 기관을 명시할 때에는 로고를 병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쉽고 단체와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데 도움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림책 작업을 함께할 창작자와 기획자를 모집하기 위해 제작한 포스터이기 때문에 디자인에 더욱 신경 썼다. 이미지 무료 사용이 가능한 사이트에 들어가 이미지를 검색해 업체에 보냈다. 업체에 참고할 래퍼런스를 보내면서 디자인 컨셉과 방향을 함께 요청하였지만 예상과 달리 잘 구현되지 않았다. 그 정도의 디자인 작업이 진행되려면 더 많은 지출이 필요했다. 상업적 이미지 사용도 가능한 퍼블릭 이미지 파일을 찾기 위해 각 사이트를 검색하다 보니 다행히 래퍼런스로 보낸 이미지도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파일이라 이것으로 포스터를 제작할 수 있었다.
공모전 포스터와 요강을 만든 후, 세상에 뿌리기 시작했다. 각종 공모전 사이트와 단체의 SNS 계정에도 업로드했다. 공모글을 게시해주지 않은 공모전 사이트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로 설득해 결국 게시에 성공했다. 인스타와 페이스북 해시태그를 통해 검색될 수 있도록 해시태그 키워드 선택에도 신경 썼다.
하지만 글작가, 그림작가, 출판 기획자 지망생을 모집하기 위해선 일반 공모전 사이트뿐 아니라 글작가와 그림작가 지망생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 모집공고를 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글작가와 지망생이 모여있는 네이버 '기승전결' 카페와 그림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모여있는 '방.사' 카페에 공모전을 올렸다. 한 시간에 한 번씩 카페를 들락날락하며 카페 등업조건을 채워 게시에 성공했다.
실제 선발한 지원자들에게 공모전 소식을 어떻게 접했는지 물어보니 글작가, 그림작가 카페를 통해 알게 되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일반적인 공모전 사이트에도 프로젝트 홍보가 필요하지만 모집하고자 하는 대상이 명확한 경우, 이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를 찾아 홍보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 대상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도 탈북민 커뮤니티와 관련 단체의 웹사이트에 게시해서 지원자를 모집하였다. 치유글쓰기 공작소를 진행하며 글쓰기 모임에 참여할 2030세대 지원자를 모집할 때는 각종 모임 어플까지 가입해 홍보하였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포스팅이나 게시글은 공중에 뿌리는 것과 같다. 공중에 뿌려진 글을 보고 지원할 사람도 있기 때문에 하늘에 대고 공모글을 쏘아 올리기도 하지만 지원자 풀을 확보하기 위해선 맞춤형 모집 전략이 필수적이다.
신인기획자 & 신인작가 데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그림책을 한 번도 출간한 적 없는 글작가, 그림작가, 기획자를 모집하였다. 청년프로젝트임을 고려하여 2030세대로 지원조건을 한정하였다. 그 외에는 어떤 제약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
청년살이라는 주제로 6개의 이야기를 담을 계획이었다. 흑백 옴니버스와 컬러 옴니버스 책에 각각 세 개의 스토리가 들어가고 세부 주제는 주거/노동/학업/연애/인간관계/소수자/진로/자유주제로 나누었다. 지원자는 작업하고 싶은 세부 주제를 골라 지원하도록 안내하였다. 그리고 지원자 모두에 간략한 자기소개와 연락처를 요구하고 글작가에게는 작업하고 싶은 세부 주제와 로그라인을 그림작가에게는 포트폴리오를 요청하였다.
기획자-글작가-그림작가가 한 팀을 이뤄 공동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작업을 조율하고 중심을 잡아줄 기획자 선발에 고심하였다. 지원자 대부분 작가를 지망하였기 때문에 글작가 지원자 중에 기획자를 선발하였다. 이메일로 지원을 받아 인터뷰 없이 선발하는 과정은 매우 힘들었다. 협업을 하려면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 소통 가능한 사람이 필요한데 지원서로는 그것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사적으로 알던 사람임에도 갑자기 사라지는 체험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만 아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그중 몇 명은 잠적하거나 중도에 이탈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다.
작가가 중간에 포기한다면 참여자 중에 새로 투입하거나 내가 직접 작가로 작업할 수 있겠지만 이탈 가능성을 낮추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신뢰할 수 있는 기획자 선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께 책을 출간한 적 있는 작가들도 글작가로 지원했는데 그들의 기획 역량과 센스를 알고 있었기에 기획자 역할을 부탁하였다. 총괄기획자로 함께 하고 있는 상상공작소 멤버도 기획자로 참여하였다. 그리고 제목 짓는 감각이 좋아 보이는 글작가 지원자에게 기획자로 참여해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사람이었지만 자기소개서 내용을 통해 프로젝트를 완주할 끈기와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고 그랬기에 그에게 기획자로 함께해달라고 제안하였다.
그림작가는 옴니버스라는 컨셉 특성상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도록 각기 다른 화풍의 작가를 뽑았다. 의인화 작업을 고려해 동물 캐릭터를 잘 그리는 작가진 선발을 고려하였다. 그리고 역량있는 작가진을 선발하기 위해 6명이 아닌 4명의 그림작가를 확정하였다.
글작가는 자신이 작업하고자 하는 아이템이 명확하거나 어느 주제든 스토리를 전개해 나갈 수 있는 지원자를 중심으로 선발하였다. 글작가 지원자가 많아 여러 번 포트폴리오와 로그라인을 읽었고 선발과정도 힘겨웠다.
2주라는 짧은 모집기간에도 불구하고 역량있는 지원자들이 많아 선발 과정이 힘겨웠다.
이틀 동안의 치열한 전화회의를 마치고 최종 선발자를 확정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 일지
2020.06.16 청년인문상상 공모전 지원
2020.08.01 포스터 파일 1차 시안
2020.08.02 포스터 제작 완료
2020.08.03 구청에 <오월의 얼굴> 출판사 신고 & 공모전 사이트에 모집 공고 게시
2020.08.14 그림책공작소 지원 마감
2020.08.17 최종선발 공지
2020.08.25 첫번째 총괄기획회의 (장소: 경의선 책거리 쇼룸)
11월 30일 <오월吾月: 나의 달>과 <얼굴: 나의 얼굴>이 출간되었습니다.
현재 6대 온라인 서점 모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5878477?OzSrank=1
http://www.yes24.com/Product/Goods/95878499?OzSrank=1
<오월: 나의 달> 컬러 옴니버스 그림책
<얼굴: 나의 얼굴> 흑백 옴니버스 그림책
** 그림도 일부 공개되어있습니다~!
https://tumblbug.com/ddbf436d-9809-48fc-94af-812ffd97420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