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4
마감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평소에 잘하지 않던 행동을 하게된다. 쉴 새 없이 타이핑하는 손가락에 색색의 매니큐어를 바르고 각종 인스턴트와 밀가루를 찾아 먹는다. 잘 먹지 않던 과자를 사러 편의점에 들르고 하루 중 2끼는 각종 빵과 조각 케이크, 스파게티 등으로 채운다.
작업 중에 카메라를 켜 두는 스터디를 하다 보니, 마감 증후군으로 나타난 이러한 이상 행동이 스터디원에게도 생중계되었다.
마감이 가까워질수록 알록달록해지는 손가락과 책상 위에 쌓여가는 오예스 봉지를 보며 스터디원이 응원 메시지와 함께 마감 오예스 2 상자를 메신저 선물하기로 보내왔다.
살다 보면 이런 다정함의 순간들에 감동받고 힘을 내게 된다. 아주 오래전, 시험을 준비 중이던 내 자취방의 천장에 야광별을 붙이고 간 친구도 있었다. 지쳐서 쓰러지듯 불 끄고 누웠을 때 반짝이던 천장의 별들이 얼마나 큰 감동이었는지, 아직도 가끔 생각난다.
이런 다정함의 순간들이 마음에 반짝일 때,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주저앉아있던 나를 다시 일어나게 만든다.